노사 간 힘의 균형 회복ㆍ유연성 절실
'대체근로 전면금지' 법에 파업 강경화
산업 대변혁의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노동개혁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주장이 산업계, 특히 자동차 분야 전반에 확산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미 ‘산업 대변혁’이 전기차라는 실물로 성큼 다가왔기 때문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노동개혁의 과제로 △노사 법치주의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결 △노사 간 힘의 균형 회복 등을 제시했다.
손경식 회장도 최근 간담회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강조한 것처럼 노동개혁의 출발점은 노사 법치주의”라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산업현장 불법행위 대응 테스크포스(TF)’를 가동해 불법행위로 인한 기업의 어려움을 신속히 살필 것”이라며 “산업현장 불법행위 해소를 위해 정부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겠다”고 밝혔다.
재계에서는 노사 법치주의와 함께 파업의 장기화를 막아야 할 대안 마련이 절실하다고 주장한다. 노동자의 권리와 이들의 주장을 충분히 보장하는 동시에 장기 파업으로 빚어지는 국가 경제적 손실은 막아야 할 필요성이 크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대체근로 금지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졌다. 기울어진 노사관계의 불균형을 더욱 심화시키고 파업 기간의 장기화를 초래한다고 지적된 법이다. 이미 노동자 측으로 과도하게 기울어진 법이라는 비판도 받아왔다.
경총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최근 10년간 파업으로 인한 연평균 근로손실일수(임금근로자 1000명 기준 근로손실일수)는 39.2일이다. 일본의 200배, 독일의 8.7배 수준이다.
파업이 커지는 배경에는 ‘대체근로 전면금지’가 존재한다. 이는 파업의 장기화를 초래하는 한편 헌법에 보장된 사용자의 조업 자유, 영업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해 힘의 불균형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소로 평가된다.
정부는 올해 3분기까지 노조 회계 투명성 강화를 위한 공시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는 한편 사무실 지원 실태, 노동단체 지원사업 등도 전수조사한다는 계획이다.
노동계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노동조합을 부패세력으로 몰아넣는 행태라며 정부 정책에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법치를 내세워 노조를 부패 세력으로 몰아세우고, 노조와는 사회적 대화조차 불필요하다는 선전포고”라고 성토했다.
재계 관계자는 “영국은 파견 법령상 파견근로자 투입만 금지했지만 이를 개정해 작년 7월부터는 대체근로를 전면 허용했다”며 “이러한 영국의 변화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노사관계를 반영한 것으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