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깜짝 방문 젤렌스키...영국 총리와 회담, 프랑스‧독일 정상과는 만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영국 주력전차 챌린저2 앞에 서 있다. 룰워스(영국)/AP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영국을 깜짝 방문해 리시 수낵 총리와 회담을 했다. 이어 파리로 건너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만찬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쟁 후 우크라이나를 떠나 유럽을 찾은 것은 처음이며, 해외 순방으로는 지난해 12월 미국 방문 이후 두 번째다.

이날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수낵 총리는 공항으로 나가 젤렌스키 대통령을 영접하며 환영했고, 두 사람은 런던 다우닝가 10번지의 총리관저에서 회담을 했다.

예고 없이 이뤄진 젤렌스키 대통령의 영국행은 영국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확대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영국 총리실은 이번 방문에 맞춰 우크라이나군 훈련 대상을 전투기 조종사와 해병대로 확대하고, 러시아 폭격에 대비할 수 있도록 장거리 무기 등 군사 장비 지원을 늘린다고 발표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표준 전투기 조종을 위한 훈련은 우크라이나의 핵심 지원 요청이기도 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영국 의회 연설에서 “자유가 이기고 러시아가 질 것”이라며 “참호에 있는 우리 군인들을 대신해 영국인들에게 감사한다”고 전했고, 의원들은 기립박수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린지 호일 하원의장에게 우크라이나 최고 엘리트 조종사의 헬멧을 선물하고 “전투기는 자유를 위한 날개”라며 지원을 요청했다.

수낵 총리도 “올해 우크라이나가 전장에서 결정적인 군사적 승리를 거둘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어 버킹엄궁으로 이동해 찰스 3세 국왕을 만났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으로 들어서고 있다. 파리/AFP연합뉴스

이날 오후 늦게 젤렌스키 대통령은 파리 엘리제궁으로 이동해 마크롱 대통령과 숄츠 총리와 만찬을 가졌다.

만찬에 앞선 공동 기자회견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필요한 무기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중화기와 비행기를 빨리 얻을수록 러시아 침공은 더 빨리 끝나고 유럽이 다시 평화로워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럽연합(EU) 특별 정상회의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한편 영국은 러시아 정보기술(IT) 기업과 군사장비 제조업체 등을 제재하는 조치를 발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