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와 SK매직 등 국내 렌털업계가 지난해 수요 부진 속에도 계정 수를 늘리며 실적을 방어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웨이는 말레이시아에서 법인 설립 16년 만에 매출 1조 원을 돌파하는 기록을 썼다.
업계는 국내 경기 불황 가능성과 가전 렌털시장의 포화상태를 감안해 올해 국내보다는 해외시장에 공을 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렌털업계에 따르면 코웨이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980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637억 원을 기록하며 17.5% 늘었다. 수요 부진에도 4분기 실적이 선방하면서 연매출은 전년 대비 5.2% 확대된 3조8561억 원을 기록했다. 국내에서 약 2조4000억 원, 해외에서 1조4000억 원을 벌어들였다. 영업이익은 5.8% 증가한 6774억 원을 기록했다.
‘노블 컬렉션’을 비롯해 ‘아이콘 정수기2’, ‘아이콘 얼음정수기’ 등의 매출에 힘입어 환경가전사업이 2조2270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1.4% 증가한 영향이 컸다.
렌털업계 2위인 SK매직은 지난해 1조773억 원의 매출을 냈다. 전년(1조775억 원)과 비슷한 규모다. 영업이익은 713억 원에서 635억 원으로 10.9% 줄었다. 차세대 IT 시스템 개발 및 구축에 대한 일시적 비용 지출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SK매직은 ‘차세대 스톰(STORM) 프로젝트’ 투자 비용을 작년 3분기에 집중 반영했다. 스톰 프로젝트는 △영업 △회계 △인사 △제조 등 8개 시스템군을 모두 새로 개발하는 사업으로 창사 이래 최대 규모 IT 프로젝트다. 투자 규모도 500억 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매직은 스톰 프로젝트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사업 방향과 의사결정에 이를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사실상 구독 플랫폼 기업으로 가는 주춧돌인 셈이다.
양측의 계정 수는 코웨이가 971만 계정으로 2021년(908만) 대비 63만이 늘었다. 국내 661만에 해외 310만 계정이 더해졌다. SK매직 역시 이 기간 222만에서 241만으로 20만 계정이 늘었다.
계정 수는 해외시장에서 성장세가 뚜렷했다. 코웨이의 국내 계정수는 △2020년 634만 △2021년 650만 △2022년 661만으로 증가폭이 둔화되는 추세다. 반면 해외는 △2020년 193만 △2021년 258만 △2022년 310만을 나타냈다. 지난해 국내에서 11만 계정이 늘어나는 동안 해외에선 60만에 가까이 늘었다. SK매직의 말레이시아 법인도 2021년 6만 수준이었던 계정수가 지난해 11만으로 두 배 가까이 불어났다.
실제 코웨이가 지난해 달성한 1조4019억 원 규모의 해외법인 연매출 중 1조 916억 원을 말레이시아에서 거둬들였다. 말레이시아 매출이 전년 대비 11.4% 증가하며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어섰다. 미국 법인 연매출 역시 1998억 원으로 법인 설립 16년 만에 2000억 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시장에선 렌털업계가 치열한 경쟁으로 정체된 국내 시장을 벗어나 올해부터 해외시장 사업을 본격적으로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코웨이는 말레이시아를 비롯해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중국, 일본, 유럽 등에서 사업을 키우고 있다. 특히 자사 해외사업을 견인하고 있는 말레이시아 사업 강화에 박차를 가할 가능성이 높다. 코웨이는 말레이시아 시장에 올해 처음으로 에어콘을 신규 출시했다. 국민 기업으로 불릴 정도로 사업이 안착한 말레이시아에서 제품군을 확대해 우위에 서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서장원 코웨이 대표 역시 이날 “올해는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한 경쟁력 확보에 최우선적으로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SK매직도 국내에선 생활구독 영역을 더 확대해 신규 고객 유치에 힘을 보탤 계획이다. 말레이시아에선 상반기 식기세척기를 출시하는 등 렌털 품목을 확대해 인지도와 영향력 높이기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