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찰풍선 주권침해 문제 직접 언급”
중국 “무차별적 무력 사용 피해 직시해야”
계속되는 평행선에 정상회담 진전 없어
1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은 이날 독일 뮌헨안보회의(MSC)에서 만나 비공개 회동했다.
화두는 단연 정찰 풍선 문제였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블링컨 장관은 미국 영공에서 중국의 고고도 감시 기구가 우리 주권을 침해하고 국제법을 위반한 것에 대해 직접 언급했다”며 “이런 무책임한 행위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또 “장관은 주권을 침해하는 어떤 행위도 미국은 용납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했다”며 “동시에 외교적 대화와 열린 의사소통 라인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왕 위원은 MSC 공개석상에서도 미국을 비난했다. 그는 “풍선 문제에 대한 미국의 반응은 터무니없고 히스테리적”이라며 “우린 미국에 해당 문제를 차분하고 전문적으로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이들은 이를 무시한 채 전투기를 이용해 격추했다”고 말했다.
또 “미국은 풍선에 무력을 사용함으로써 국제조약을 위반했다”며 “중국은 미국에 공식적인 외교적 항의를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 세계 풍선들을 떨어뜨리려는 건 미국의 힘을 보여주는 게 아닌 그 반대”라고 비난했다.
양국 대표는 정찰 풍선 외에도 우크라이나 전쟁과 대만 갈등, 북한 문제 등을 논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블링컨 장관은 “중국의 러시아 지원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왕 위원은 “전쟁을 멈추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하기 시작해야 하며, 핵전쟁은 안 된다”고 에둘러 말했다.
한편 이번 자리에서 양국 정상회담과 관련한 진전은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정부 관리들은 양국 간 다음 대화 단계를 즉각 발표하지 않았다”며 “블링컨 장관은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전화 통화를 기대한다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기존 발언만을 반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회동이 오염된 분위기를 맑게 할 수 있을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