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불법 점유자라도 용역 동원해 쫓아냈다면 건조물침입죄"

입력 2023-02-2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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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동 대법원. (뉴시스)

불법적인 방법으로 건물을 점거했더라도 그 점유자를 쫓아내기 위해 용역직원을 동원해 폭력적인 방법을 사용했다면 건조물침입죄가 성립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대법관 김선수)는 28일 종전의 건물 점유자가 불법적인 방법으로 점유를 시작한 현 점유자를 쫓아내기 위해 폭력적인 방법을 사용해 기소된 사안에 대해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한 백화점 공사 시행사에 800억 원 상당의 대출을 한 금융기관이 A 회사에 대출채권을 양도했고, A 회사는 공사 현장 부동산의 소유자인 신탁회사로부터 건축물 관리권을 위탁받아 2016년 2월부터 2017년 11월 4일 까지 해당 공사 현장을 점유‧관리했다.

한편 B 회사는 공사 시행사로부터 위 백화점 공사 사업권을 양수한 이후 A 회사와 공사 현장에 대한 점유‧관리 권한을 두고 분쟁을 벌였다. 그러던 중 B 회사는 2017년 11월 4일 용역직원들을 통해 A 회사 측 직원들을 내보내고 이를 점거했다.

이에 A 회사 측은 용역직원 80~100여 명을 동원해 쇠파이프 등을 활용, B 회사 측 직원들을 공사 현장 외부로 끌어냈다. 이에 B 회사 측은 A 회사 측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1‧2심은 A 회사에 유죄를 선고했다. B 회사가 불법적으로 공사 현장에 대한 점유를 시작했더라도 A 회사 측이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폭력을 동원해 공사 현장 및 건조물에 침입한 이상 건조물침입죄가 성립한다는 취지다.

이날 대법원 역시 “B 회사 측이 불법적으로 이 사건 공사 현장을 점거했지만, 관할 경찰서로부터 관련 허가를 받아 약 65일간 경비원을 상주시키면서 점유‧관리해 온 상황에서 B 회사 측이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않고 이 사건 공사 현장 및 건조물에 침입한 이상 건조물침입죄가 성립하므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A 회사에 공사 현장에 대한 점유‧관리 권한이 있더라도 권리자는 민사 소송 및 그 소송 결과에 따른 집행절차에 의해 권리를 실현해야지 폭력을 동원해 자력구제를 하는 것은 건조물침입 등 형사적 책임을 질 수 있다는 게 대법원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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