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자산운용사의 총 영업이익이 2021년 대비 1조2000억 원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이익은 7000억 원가량 늘었으나 이는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일회성 이벤트 때문으로, 이를 감안하면 총 당기순익도 감소해 자본시장 불황이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자산운용사 414곳의 총 영업이익은 1조1877억 원, 당기순이익은 2조8580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348곳의 총 영업이익은 2조3903억 원, 당기순이익은 2조1092억 원이었다.
2021년 대비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8136억 원 줄었지만, 당기순익은 7488억 원이 늘었다. 이는 영업 외 수익이 2021년 3918억 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2조8670억 원으로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업외수익을 비롯한 당기순익 증가분은 대부분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견인한 것이다. 지난해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영업손실 44억 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외수익과 당기순익은 각각 2조2720억 원, 1조6559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영업외수익 9억 원, 당기순익 67억 원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는 지난해 12월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보유 중이던 카카오뱅크 주식 1억1048만4081주를 현금 매각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갑작스러운 실적 성장의 원인은 일회성 이벤트 수익인 셈이다.
이를 참작하면 전체 당기 순이익도 감소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을 제외한 당기순익 상위 10개사의 당기순익 합계는 8780억 원으로, 2021년 9606억 원보다 826억 원 줄었다.
자산운용사 4분기 실적은 지난해 자본시장 불황을 투영한다. 414개 운용사 중 203개 운용사가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2021년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운용사는 43개사에 불과했다.
실적 악화를 놓고 운용사들은 대개 순자산총액(AUM) 감소 등을 원인으로 지목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자산운용사 AUM 총액은 1441조4277억 원으로 2021년 대비 21조4699억 원 감소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AUM 감소 등으로 영업이익은 줄었다”며 “다만, 해외법인에서 AUM이 늘어나고, 투자가 잘된 부분이 있어 지분법 이익으로 당기순이익은 늘었다”고 설명했다.
증시 불황과 전반적인 감소세에도 영업이익을 늘려 실적을 끌어올린 운용사도 있다. NH-Amundi자산운용은 지난해 영업이익 350억 원, 당기순이익 266억 원으로 2021년 341억 원, 250억 원 대비 실적을 소폭 끌어올렸다.
NH-Amundi자산운용 관계자는 “증시 불황 등의 영향이 당연히 있을 수 밖에 없었다”면서도 “다만 채권이나 머니마켓펀드(MMF) 중심으로 수탁고가 늘어났고, 블라인드 펀드에서 수익을 나타내면서 실적이 올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