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 집권여당 되려면 트럼프와 결별해야”
경선 고민 폼페이오 “트럼프 전으로 돌아가야”
보수 행사 조사서 트럼프, 대선 후보 지지도 1위
미국의 래리 호건 전 메릴랜드 주지사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견제를 위해 내년 공화당 대통령 선거 후보에 도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5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호건 전 주지사는 이날 성명을 통해 “내 개인의 미래보다 공화당의 미래를 지켜내는 데 오랜 시간 공을 들여왔다”며 “이를 위해 공화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계 유미 호건 여사와 결혼해 ‘한국 사위’로도 불리는 호건 전 주지사는 대표적인 ‘반트럼프’ 인사다. 그는 1월 퇴임 후 대선 출마를 진지하게 고민해왔다.
그러나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또 한 명의 후보가 되기엔 감수해야 할 위험이 너무 크다”며 경선 불참을 선언했다. 이미 다수의 후보가 난립한 상황에 자신이 출마해 반(反) 트럼프 표가 분산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선에서 손쉽게 승리할 경우를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화당 경선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 외에도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와 기업가 출신 비벡 라마스와미, 페리 존슨이 공식 참전했다. 또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등도 출마를 고민하고 있다.
호건 전 주지사는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와 디샌티스가 모든 관심을 독차지하고 있다”며 “나머지가 한 자릿수 대 지지율에 머무르는 상황에서 후보가 많을수록 (트럼프와 디샌티스를 제외한) 다른 사람이 부상할 확률은 낮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호건 전 주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에 미치는 영향력에 비판적이었다. 그는 이날도 “우리는 트럼프를 대선 후보로 내세워 4연속 선거 패배를 당할 여력이 없다”며 “성공적인 집권 여당이 되려면 트럼프와 결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20년 공화당 경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항마로 부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도를 넘어서기 어렵다는 것을 인정하며 주지사로서 두 번째 임기에 집중하기로 했다.
경선 출마를 고민하는 폼페이오 전 장관도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직격했다. 그는 폭스뉴스에 “이번 대선에서는 사려 깊고, 미국을 가장 뛰어난 국가로 만들 사람을 선출해야 한다”며 “사려 깊음과 무게감, 진지함이 필요한 때다. 우리는 이러한 것들에서 멀어졌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 이전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공개된 미국 보수진영 단체의 연례행사인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62% 지지율로 대선 후보 지지도 1위를 차지했다. 다만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CPAC은 ‘친트럼프’ 성향의 행사로 이는 사실상 예견된 결과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