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인대 정부 업무보고로 본 정책 키워드…‘안정’ 33회로 역대 최다

입력 2023-03-06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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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식량도 많이 언급
‘개혁개방’은 3번 등장에 그쳐
‘공동부유’는 자취 감춰

▲5일 리커창 중국 총리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베이징/AP뉴시스
시진핑 중국 정권의 정책 최우선순위가 ‘안정’임이 확실해졌다. 리커창 중국 총리의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 정부 업무보고에서 중국어로 안정을 뜻하는 ‘온정(穩定)’이 33회 등장해 전년보다 38% 증가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닛케이는 시진핑 지도부가 출범한 2013년 이후 정부 업무보고를 분석한 결과 올해 온정이 가장 많이 언급됐다고 분석했다. ‘온(穩)’이라는 한 글자가 일부 사용된 경우도 포함하면 90회로 이 역시 집계 이후 최다 수준이다.

3월 전인대에서 하는 총리 정부 업무보고에는 주요 정책을 중심으로 한 지난해 총평과 올해 방침이 제시된다. 여기서 안정이 강조된 것이다.

지난해 ‘제로 코로나’ 정책 반발로 백지시위까지 일어났던 만큼 중국 정부가 올해 국정 운영 핵심을 사회 안정 강화로 삼았다고 닛케이는 풀이했다. 제로 코로나 여파로 지난해 중국 경제성장률은 목표치인 5.5%를 밑도는 3%에 그쳤고, 청년실업률도 급등했다. 리 총리는 업무보고에서 물가와 고용, 공급망 안정 등을 언급했다. 제로 코로나 언급은 없었다.

‘에너지’와 ‘식량’도 많이 등장했다. 에너지는 작년 대비 17% 증가한 14회, 식량은 98% 늘어난 17회 언급됐다. 작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원유와 가스 등 에너지는 물론 밀과 같은 식량 가격이 치솟았다. 중국은 석탄 화력 발전을 늘리고, 식량의 경우 국내 생산과 수입선 다각화로 위기를 버텼다.

반면 ‘개혁개방’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3번 등장에 그쳤다. ‘개혁’이란 단어도 40회로 전년 대비 5% 줄었다. 2018년과 2019년엔 100회 넘게 언급됐지만, 최근 30~40회에 그치고 있다. 이 역시 안정을 중시하면서 개혁을 후순위에 둔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빈부 격차를 개선하겠다는 ‘공동부유’ 구호도 작년 12회 언급됐지만, 올해는 자취를 감췄다. ‘강군’은 4회 언급돼 2013~2017년 0~2회 수준에 그쳤던 것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 미국에 맞서 군함과 전투기 개발과 배치를 강화한 결과다.

‘중국식 현대화’라는 용어는 올해 처음 등장했다. 이는 민주주의, 인권 등과 거리를 두는 한편 개발도상국에 대해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시진핑을 핵심으로 한다’는 문구는 7회로 역대 최다 언급되면서 시 주석의 권력 기반이 다져졌다는 평가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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