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 제트블루의 스피릿항공 인수 막으려 소송 제기

▲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제트블루 여객기가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미국)/AFP연합뉴스

미국 법무부가 저가 항공사(LCC) 제트블루의 스피릿항공 인수 거래를 중단하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고 7일(현지시간) CNN방송이 보도했다. 스피릿항공 역시 미국 LCC다.

법무부는 이날 뉴욕주, 메사추세츠주, 워싱턴D.C. 당국과 함께 매사추세츠 연방법원에 제트블루와 스피릿항공 인수‧합병(M&A)을 저지할 목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양사 합병을 허용한다면 스피릿항공의 저가 상품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에게 상당한 피해가 갈 것”이라며 “법무부는 이런 일을 막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법무부가 제출한 소장에 따르면 스피릿항공이 운항을 중단하면 해당 노선 운임이 30% 오를 것으로 추정된다. 또 합병이 성사되면 노선 중복 등의 이유로 스피릿항공 좌석 수가 10~15% 줄어 소비자 선택지가 줄어들 수 있다.

양사 합병을 검토하고 있는 미 교통부도 법무부 소송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7일(현지시간) 메릭 갈런드 미국 법무장관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법무부가 항공사 인수‧합병(M&A)을 막으려는 시도는 20여 년 만에 처음이지만,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라고 CNN은 설명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행정부도 항공업계를 포함한 기업 간 경쟁이 활발해져 가격 인하 등이 유도돼야 한다고 주장해왔기 때문이다.

갈런드 장관은 “지금이라면 모든 업계 기업들은 법무부가 반독점법을 강하게 시행하고, 소비자 보호에 주저하지 않을 거란 사실을 인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트블루는 지난해 7월 프런티어항공과의 경쟁 끝에 스피릿항공을 38억 달러(약 5조225억 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당시 늦어도 2024년 1분기까지 당국의 승인을 받아 합병 절차를 마무리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제동이 걸렸다.

제트블루는 소송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합병 노력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로빈 헤이스 제트블루 최고경영자(CEO)는 “법무부가 이번 합병으로 미국 시장의 약 80%를 장악한 ‘빅4’ 항공사(아메리칸항공‧델타항공‧유나이티드항공‧사우스웨스트항공)에 대항할 저가 고품질 경쟁자가 탄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트블루는 합병을 통해 미국 시장 점유율 9%에 이르는 전국적 LCC이자 5대 항공사로 발돋움한다는 목표를 강조했다.

합병이 무산되면 제트블루는 스피릿항공 주주들에게 총 4억 달러, 회사에 7000만 달러를 지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