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부총리 기재부 출입기자 간담회…"추경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9일 "물가 상승세 둔화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2분기에는 3%대의 물가 상승률도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추경호 부총리는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기재부 기자실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향후 물가 전망과 관련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추 부총리는 "물가 수준이 여전히 높아서 국민들의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면서도 "물가 상승률은 3월에 특별한 기상 악화 요인이나 돌발 요인이 없으면 아마 2월 4.8%보다 훨씬 낮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기료·가스비 등 공공요금과 관련해선 "지난해부터 국제 에너지 가격, 해당 공기업의 재무상황, 국민들의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결정하겠다, 그리고 기왕에 누적된 공기업의 경영 적자도 다년간에 걸쳐서 서서히 해소해 나가는 방향으로 접근하겠다고 일관되게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1월 하순경에 날씨가 추워진 것도 있고, 그동안 누적된 인상 요인에 의해 국민들의 난방비 부담이 굉장히 커졌고, 이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많이 확인됐다"며 "그래서 앞으로는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고, 에너지 이용 효율화를 도모해야 한다는 요인까지 포함해서 종합적으로 결정해야 한다. 국민들의 부담 요인에 관해서도 깊이 있게 고민하면서 이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최근 정부가 주류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한 것과 관련해선 "정부는 거시정책을 기본으로 하면서 물가안정 정책을 가져가고 있고, 기업 부담 완화를 위해 여러 관세를 통해 부담을 줄이기 위한 나름의 대응책을 펼치고 있다"며 "민간 부문에서도 물가 안정에 동참하고 협조할 때 전반적으로 물가 수준의 하향 안정화가 가능하다는 차원의 협조 요구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맥주, 탁주는 2020년에 종량세로 바뀌면서 물가연동제를 도입했다"며 "물가를 연동하다 보니 소비자물가가 1~2% 오르게 되면 다른 원가 요인과는 별개로 세금 관련해 1원, 2원의 인상 요인밖에 없는데도 편승 인상 분위기가 있을 때는 세금을 빌미로 시중에서 몇백 원씩 올리는 양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관해서 협조를 구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맥주와 탁주에 대한 종량세 도입은 좋은데, 물가 연동하는 부분에 대해선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종량세는 유지하되 물가 연동하는 부분에 대해선 적절하지 않다는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전문가, 관계기관과 협의해볼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경기 전망에 대해선 "상저하고(上低下高)의 경기 흐름을 일관되게 보고 있다"며 "대외여건이 조금 더 좋아지면 상저하고의 수준이 더 높아질 수 있는 것이고, 그 정도는 여러 대외 변수들이 계속 불확실성 속에서 움직이고 있어서 그런 상황에서 수준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약 여러 상황이 더 좋지 않게 나타나더라도 전반적인 세계 경기 흐름은 상저하고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에서 내수 진작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과 관련해선 "최근에 수출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굉장히 부진하고 있고, 특히 중국에 리오프닝 효과가 수출로 바로 연결되고 있지 않고 있다"며 "특히, 민생 현장이 어려워서 소비가 조금 더 활성화돼야 하는 거 아니냐는 문제의식이 있었고, 용산에서도 그런 문제의식을 함께 하고 있어서 저희와 작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전반적인 거시 스탠스가 크게 변화하는 것은 아니다"며 "큰 틀에서 기조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고, 일부 현장의 애로사항, 필요한 부분에 관해 내수 관련 대책을 현재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1월 국세 수입이 1년 전보다 7조 원 가량 덜 걷힌 것에 대해선 "1월 국세 수입이 좋지 않았고, 올해 세수 상황은 전반적으로 상당히 타이트(tight)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상반기 중에서도 1분기는 상황이 좋지 않을 것"이라며 "어느 정도일지는 앞으로 자산시장과 경기 상황을 봐야 하고, 앞으로 몇 개월간 세수 상황을 실제로 지켜보면서 판단해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관련해선 "추경은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추경은 기본적으로 올해 예산안이 일정 부분 집행되면서 그때의 경제 상황 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추경을 거론하기엔 아직 이른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