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주식 매입 단가 559.86달러 추정
SVB 파산에…투자금 회수 불투명
국부펀드 한국투자공사(KIC)가 실리콘밸리은행(SVB)이 속한 SVB파이낸셜그룹의 주식을 지난해 말 기준 2만 주 넘게 보유하고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 따르면 한국투자공사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SVB파이낸셜그룹의 지분을 2만87주 보유했다. 당시 기준으로 462만 달러(약 60억 원) 정도의 규모다.
이는 10만795주를 보유하고 있던 국민연금보다는 작은 규모다. 지난해 4분기 1만9884주를 추가 매수한 국민연금과 달리 한국투자공사는 SVB파이낸셜그룹의 주식을 팔아치웠기 때문이다. 한국투자공사는 SVB파이낸셜그룹을 지난해 3분기까지 11만3561주 보유하고 있었지만, 4분기 9만3474주를 팔아치웠다.
한국투자공사는 SVB파이낸셜그룹의 평균 주식 매입 단가가 국민연금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은 평균 주식 매입 단가가 265.20달러(약 35만 원)로 추정되지만, 한국투자공사는 559.86달러(약 73만 원)로 추정돼서다.
평균 주식 매입 단가가 높은 이유는 SVB파이낸셜그룹의 주가가 600달러를 훌쩍 넘겼던 2021년에 한국투자공사가 보유 지분을 크게 늘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투자공사는 분기 마지막 날 SVB파이낸셜그룹의 주가가 646.88달러에 달하던 2021년 3분기에 11만2406주를 추가 매수했다.
SVB파이낸셜그룹의 주가는 지난해 마지막 종가 기준 230.14달러다. 한국투자공사의 평균 매입 단가(559.86달러)보다 59% 하락한 가격이다. 심지어 10일에는 한국투자공사의 평균 매입 단가보다 81%가량 하락한 가격으로 거래가 정지됐다.
이처럼 한국투자공사는 지난해 4분기 SVB파이낸셜그룹의 보유 지분을 줄였더라도 평균 매입 단가가 높아 투자 금액 손실 자체는 큰 상황이었다.
SVB이 사실상 파산하면서 투자금 회수도 불투명해졌다. 만약 SVB가 최종 파산하면 투자금을 모두 잃을 공산이 크다. 미국 정부가 SVB에 맡긴 예금은 전액 보증하기로 했지만, 주식과 채권 등 유가증권은 보호 대상에서 제외해서다.
또 SEC에 공시된 내용은 직접 투자분만 포함한 금액으로, 위탁운용비중을 포함하면 투자 손실금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한편 한국투자공사는 지난해 연간 총자산 수익률은 역대 가장 낮은 –14.36%를 기록했다. 연간 투자손실액 규모는 297억 달러(약 38조 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