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금천구 '남서울럭키아파트'…예비신탁사에 '한국자산신탁' 선정
최근 주요 재개발·재건축 단지들을 중심으로 조합 대신 신탁사가 시행을 맡는 신탁방식을 택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신탁방식은 향후 분양 수익의 일부를 신탁사에 지급해야 하지만, 사업 기간이 단축되고 전문기관이 진행하는 만큼 안정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특히 최근 공사비 인상 문제를 두고 조합과 시공사 간 마찰 등도 커지면서 신탁방식이 주목받는 모습이다.
1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양천구 신월동 신월시영아파트 재건축 추진준비위원회(재준위)는 11일 2차 사업설명회를 열었다. 설명회에서는 앞서 지난달 진행한 1차 사업설명회에서 소개했던 신탁방식에 관한 내용이 이어졌다. 설명회를 통해 KB부동산신탁, 한국토지신탁, 한국자산신탁 등 주요 신탁사들이 사업 내용을 브리핑했다.
이날 신월시영아파트는 신탁방식으로 추진하기로 가닥을 정했다. 재준위가 최근 주민들을 대상으로 신탁방식 여부를 묻는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설문에 응답자 대부분이 조합방식 대신 신탁방식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신월시영아파트 인근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 주 2차 설명회에서는 신탁사 외에도 감정평가사의 설명도 진행됐는데 사업성이 좋은 편이라고 했다”며 “신탁방식 여부를 두고는 소유주 과반수가 설문에 답했는데 응답자 중 91.8%가 찬성했다. 향후 신탁방식으로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로 준공 36년 차를 맞은 신월시영아파트는 전체 20개 동, 2256가구 규모다. 단지는 2020년 1차 정밀안전진단 통과 이후 사업이 잠시 정체됐다가 올해 1월 안전진단 절차를 모두 마치면서 속도를 내고 있다. 재준위 측에 따르면 조만간 정비계획 수립 절차를 위한 도시계획 용역업체 및 신탁사 선정 입찰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신월시영아파트처럼 최근 신탁방식으로 추진하는 정비사업장이 많아지고 있다. 신탁방식은 부동산 신탁회사가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주민들에게 업무를 위임받아 사업을 진행하는 방식을 말한다. 추진위 및 조합설립 단계 등을 생략할 수 있어 속도가 빠르고, 사업비 조달 과정에서 금융당국의 감독을 받기 때문에 투명성도 담보할 수 있다.
본지 취재 결과 서울 금천구 시흥동 남서울럭키아파트도 최근 한국자산신탁을 예비신탁사로 선정했다. 한국자산신탁은 투표자 417명 가운데 294표를 획득하면서 득표율 70.5%를 기록했다. 재준위는 곧바로 정비구역 지정 업무를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한국토지신탁은 지난 9일 서울 영등포1-11 재정비촉진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의 사업대행자로 지정됐다. 해당 사업은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5가 30번지 일대에 아파트 818가구 및 판매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한국토지신탁은 앞서 1월에도 남양주 다산동 신우가든 일대 소규모재건축정비사업의 사업대행자로 지정된 바 있다. 이로써 한국토지신탁은 올해만 수도권에서만 두 곳의 사업장에서 대행자 지위를 따냈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전문성과 자금력에서 취약한 부분을 신탁사가 보완해 사업추진을 끌어낼 수 있다”며 “최근에는 공사비 증액 등을 두고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이 깊어지는 곳들도 늘면서 신탁방식이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