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 크기 최대 20% 줄여 “자율주행차 혁신부품 지속 선보일 것”
LG이노텍은 차량과 사물 간(V2X) 원거리 데이터 송수신 속도를 대폭 개선한 퀄컴칩 기반 2세대 ‘5G-V2X 통신모듈’ 개발에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LG이노텍은 초고속 5G 차량통신을 본격 지원하는 이번 제품 개발로 자율주행차 부품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5G-V2X 통신모듈’은 5G 이동통신 기술이다. 차량과 차량(V2V), 차량과 보행자(V2P), 차량과 인프라(V2I)간 데이터 송수신을 지원하는 부품으로 안전한 자율주행을 위한 필수 요소로 꼽힌다. 통신칩, 메모리, RF(무선주파수)회로 등을 결합한 모듈 형태로 주로 차량 내부나 루프 쪽 차량통신 기기에 장착돼 차량 인근 기지국으로부터 주행을 위해 필요한 수많은 데이터를 수신한다.
업계에서는 자율주행차 한 대가 하루평균 생성하는 데이터만 4TB(4000GB) 수준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4TB는 90분짜리 영화(편당 평균 0.5GB) 8000편를 다운받을 수 있는 용량이다. 관건은 방대한 용량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속도다.
예컨대 자율주행차가 진입 예정이었던 도로에서 갑작스러운 사고 발생으로 막혔을 경우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에 즉시 반영돼야 빠르게 우회로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데이터 전송이 지연되면 사고가 발생한 도로로 차량이 진입해 2차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시간 상황 변화에 즉각 대응이 필요한 자율주행 분야에서 5G 기술이 각광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앞서 LG이노텍은 2019년 1세대 차량용 5G 통신모듈을 세계 최초로 출시한 바 있다. 이번에 개발한 2세대 모듈은 기존 제품보다 V2X 데이터 다운로드 속도가 35Mbps에서 150Mbps로 4배 이상 빨라졌다.
LG이노텍은 직사광선·발열 등으로 인한 고주파 5G 신호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온도 제어 알고리즘을 고도화했다. 그 결과 90℃의 고온에서도 온전한 품질을 유지하는 5G 차량통신을 제공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 같은 내구성 강화로 1~1.5km에 달하는 원거리 차량·사물간 통신 커버리지도 5G망으로 안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게 됐다.
LG이노텍의 2세대 ‘5G-V2X 통신모듈’은 기존 출시제품 대비 크기를 최대 20% 소형화한 46mmX50mm 사이즈로 개발됐다. 일반 신용카드의 절반 크기로 차량 내·외부 장착이 용이하다.
모듈의 크기를 줄이면서도 LG이노텍만의 고집적, 초정밀 기술을 활용해 통신칩, 메모리 등 5G 통신을 위한 800여 개의 부품을 한 데 모았다. 480여 개의 부품을 담고 있던 1세대 모듈 대비 탑재한 부품 수가 60% 늘었다. 그 만큼 통신의 품질과 성능이 개선된 것이다.
LG이노텍은 세계 이동통신 표준화 기술협력 기구(3GPP)의 최신 5G 표준(3GPP Release 16)을 적용해 국가, 지형, 차종에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했다. 제품의 호환성을 강화하면서 LG이노텍은 자율주행 부품 고객 확보에 더욱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게 됐다.
LG이노텍은 2025년까지 2세대 ‘5G-V2X 통신모듈’ 상용화를 목표로 국내는 물론 유럽, 미국, 일본 글로벌 완성차 및 차량 전장부품사 대상 프로모션 활동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유병국 전장부품사업부장은 “2세대 ‘5G-V2X 통신모듈’은 자동차의 완전 자율주행 시대를 여는 핵심 부품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미래차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창출하는 차량 전장 혁신 제품을 지속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 기관 테크노시스템리서치(TSR)는 5G 통신모듈을 탑재한 전 세계 차량은 올해 170만대에서 오는 2027년 2180만대로 1182%의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