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전원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동결(3.50%)을 결정했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현 금리 수준을 연말까지 유지하거나 이르면 연말부터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은행권 대출금리도 점차 하향곡선을 그려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의 6개월 또는 1년 변동금리 대출의 준거 금리로 활용되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지난해 11월 4.34%로 고점을 찍은 뒤 3개월 연속 하락해 올해 2월 3.53%까지 내려왔다. 오는 15일 발표되는 3월 코픽스도 내림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신규 코픽스를 추종하는 주택담보대출 변동형 금리는 조만간 3%대에 진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는 4.18~6.20%로 나타났다. 올해 초 연 5~8%대를 보였던 변동금리가 석 달 만에 1.6%포인트(p) 가까이 내려갔다.
전세대출 고정금리도 내림세다. 이날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고정금리(2년)는 3.42%~5.89%로 하단은 이미 한국은행 기준금리 아래로 떨어졌다. 국민은행의 전세대출 변동금리는 신규 코픽스 기준 3.74%를 찍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수신금리가 떨어졌기 때문에 다음 주 발표되는 코픽스도 내렸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코픽스 변동 추이와 변동금리 재산정 주기 등을 감안하면 이르면 오는 5월부터 금리 인하를 체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적금 최고금리도 3%대로 떨어지면서 고금리 ‘예테크’ 열풍은 잦아들고 있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10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3.37~3.80% 수준이다. 지난해 11월 5%대였던 예금 상품은 최근 급락을 거듭하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5대 시중은행의 신규 가입금액은 반 넘게 줄어들었다. 지난달 말 기준 정기예금 신규 가입금액은 38조3958억 원으로 예테크족들의 신규 가입금액이 정점에 달했던 지난해 10월 말(81조9735억 원) 대비 53% 감소한 수치다.
소비자들은 주식, 부동산 시장의 반등을 관망하며 대기 자금을 쌓고 있다. 대기성 자금 성격인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은 지난달 말 598조2682억 원으로 전달 대비 8조5435억 원 증가했다.
당분간 수신금리를 올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자 부담을 낮추라는 금융당국 주문에 대출금리를 내리고 있다. 적정 순이자마진(NIM)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예금 금리를 낮출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