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긴급생계비대출 비판 쏟아내...금융당국 은행에 '상생금융' 강조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가계부채 위험을 경고했다.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가능성을 지적했던 IMF가 연이어 한국 가계 빚의 취약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한 것이다.
한국의 가계 빚에 경고등이 켜진 지는 이미 오래다. 특히 가계부채의 ‘약한 고리’로 꼽히는 자영업자 대출은 1000조 원을 넘어섰고 이들 중 절반은 여러군데 빚을 내 버티고 있는 다중채무자들이다. 경기 침체 속 가팔라진 금리 인상으로 이들이 금융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문제는 정부도 뾰족한 해결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IMF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발간한 ‘세계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가계부채 취약 국가로 스웨덴·벨기에·프랑스와 함께 한국을 지목했다. IMF는 이들 국가의 가계빚에서 출발한 위험이 경제 전체로 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최근 발표한 ‘전세보증금을 포함한 가계부채 추정 및 시사점’ 분석보고서를 보면 2021년 기준 한국의 가계부채 비율은 105.8%로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31개국(통계 확보가 가능한 나라) 중 4위다. 전세보증금을 포함하면 그 비율은 156.8%로 한국이 1위다.
이처럼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는 잇따라 쏟아지고 있지만 정부가 내놓는 대책은 대부분 정책금융에 그치는 데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2일부터 긴급생계비대출 제도를 시작했다. 이 제도는 취약계층의 시급한 자금사정을 해결하는 차원에서 100만 원 내에서 신속하게 자금을 지원한다. 지원대상은 신용평점 하위 20% 이하이면서 연소득 3500만 원 이하의 저소득 저신용자다. 해당 대출은 최초 50만 원 한도 내에서 대출후 이자를 6개월 이상 성실납부하면 추가적으로 50만 원을 대출 지원이 이뤄지는 방식으로 지원된다.
가뭄의 단비같은 정책이지만, 일각에선 금리가 너무 높다는 비판도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50만 원을 금융취약계층에게 빌려준다는데 이자는 무려 15.9%를 받겠다고 한다”며 “단 한 푼도 손해 보지 않겠다는 태도로 정부가 취할 태도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민간 금융사들에 대한 역할도 강조되고 있다. 최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은행권을 순회하면 금융취약계층의 서민들의 가계부채 지원을 끌어냈다. 은행들은 이 원장에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금리 인하를 골자로 하는 상생금융안을 내놨다. 금감원은 가계 대출금리에 미치는 영향을 계산해본 결과 연간 차주 170만 명이 3300억 원 수준의 대출이자 감면 효과를 예상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가계부채 완화를 위해서는 민간과 당국의 정책이 조화를 이뤄야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