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와의 결합에 ‘빙’ 인기 치솟아
구글·삼성 연간 계약 규모 30억 달러
구글, 새 AI 검색엔진 개발 박차
삼성에 ‘구애’할 홍보자료 작성도
25년간 검색엔진 절대 강자로 군림해온 구글이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해 11월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인 오픈AI가 MS와 협업해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를 내놓으면서 시장 판도가 급변했기 때문이다. 구글에 밀려 만년 ‘열등생’에 머물던 빙은 챗GPT 기술을 추가하면서 몸값이 치솟고 있다.
삼성이 검색엔진을 갈아타려고 시도하는 것은 구글의 절대 강자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는 첫 신호라고 NYT는 지적했다. 구글 사업에서 검색엔진이 차지하는 비중은 막대하다. 작년 한 해 검색엔진으로 올린 매출만 1620억 달러(약 212조 원)에 달했으며 삼성과의 연간 계약 규모는 30억 달러에 이른다.
구글은 바람난 삼성을 붙잡기 위해 홍보전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 직원들은 삼성에 ‘구애’할 자료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줄 지원자를 찾는다는 소식에 깜짝 놀란 반응을 보였다고 NYT는 전했다.
위기를 느낀 구글은 서둘러 새로운 AI 검색엔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마기(Magi)’라는 이름의 프로젝트에 약 160명이 참여해 검색엔진을 수정하고 테스트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 새 엔진은 보다 더 개인화된 서비스 제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검색 결과와 광고가 함께 노출되는 방식도 고려 중이다.
라라 레빈 구글 대변인은 “사용자와 고객사가 구글을 선택해야 할 이유를 제공하기 위해 지속해서 검색엔진을 향상시키고 있다”며 “곧 세부 내용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 검색엔진 출시 일정이 아직 분명하지 않지만, 구글은 다음 달쯤 일반에 공개하고 올해 가을에 기능을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미국에서만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용자는 연말까지 3000만 명으로 점진적으로 늘릴 예정이다.
사실 구글은 오래전부터 AI 검색엔진을 개발해왔다. 런던에 있는 딥마인드랩은 세계 최고 수준의 AI 연구센터로 평가받고 있고, 자율주행차량 및 챗봇 개발에 사용된 언어 모델을 개발하는 등 AI 프로젝트의 개척자로 불려왔다. 하지만 구글이 지난달 내놓은 대화형 AI ‘바드(Bard)’는 챗GPT보다 못하다는 혹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