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경쟁사 확대·송출수수료 인상 우려
홈쇼핑 50%, T커머스 70% 중기 제품 판매
중기 제품 판매 비율 조정 목소리도
중소기업계를 중심으로 전용 T커머스 채널을 론칭하기 위한 움직임이 어이지고 있는 가운데 홈쇼핑과 T커머스업계는 신규 경쟁사 확대, 송출수수료 인상을 우려하고 있다.
25일 홈쇼핑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중앙회 등 중소기업계는 현재 정치권과 정부에 중소기업 전용 T커머스 채널 신설을 촉구하고 있다. 중기중앙회는 이달 초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중소기업인 간담회를 열고 중기 전용 T커머스 채널 신설을 건의했다.
이에 앞서 지난 2월에도 T커머스를 활용한 중소상공인 판로확대 정책토론회를 열고 중소기업 판로 지원을 위한 T커머스 신설을 촉구했다. 기존 T커머스 사업자가 대기업 또는 통신사에 속해 있는 데에다가 중소기업 제품 판로 지원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어 전용 채널을 신설해 지원해야한다는 게 중소기업계의 주장이다.
T커머스는 텔레비전(television)과 상거래(commerce)를 결합한 단어다. TV 시청 중 전화를 사용하지 않고 전용 리모컨으로 상품정보를 확인하고 구매까지 가능하다. T커머스 사업자는 SK스토아, K쇼핑, 신세계TV쇼핑, W쇼핑, 쇼핑엔티 등이다. GS샵, 롯데홈쇼핑, NS홈쇼핑, CJ온스타일, 현대홈쇼핑은 T커머스를 겸업하고 있다.
중기 전용 T커머스 채널 신설에 대해 홈쇼핑업계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새로운 신규 사업자가 들어올 경우 시장 경쟁 과열로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 T커머스 업계는 실적이 뒷걸음질치고 있는 상태다. T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SK스토아, KT알파, 신세계TV쇼핑, W쇼핑, 쇼핑엔티의 올해 1~2월 합산 영업손실은 57억 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7억 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과 대조적이다.
매출액도 줄었다. 이들의 올해 1~2월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4% 감소한 1846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이들 취급고는 6871억 원으로 7.2% 줄었다.
일각에서는 중기 전용 T커머스 채널이 신설될 경우 송출수수료 인상을 압박하는 요인이 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2021년 기준 TV홈쇼핑과 T커머스 채널이 유료방송사업자에 지불한 송출수수료는 약 2조3000억 원이다. 이는 방송 매출의 절반을 넘는 수준이다. 실제로 지난해 열린 한국방송학회의 T커머스 현황과 과제 세미나에서도 중소기업 전용 T커머스 채널 역시 송출수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특히 중소기업 판로 지원 취지는 현행 홈쇼핑업계가 이미 수행해오고 있는 만큼 신설 취지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홈쇼핑업체는 중소기업 제품 비중을 50%, T커머스는 7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송출수수료와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신규 사업자 등장은 경쟁을 심화시켜 수익이 더 악화할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중소기업 전용 채널을 론칭해야한다면 현 사업자들의 수익성 보존을 위해 중소기업 제품 비중을 줄여주는 방안을 고려해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