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강남 납치·살인 사건' 일당 7명 재판행…6명은 구속기소

입력 2023-04-2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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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손실로 갈등…"6개월 이상 계획한 범죄"

▲ 강남 납치·살해를 교사한 혐의로 구속된 재력가 부부 부인 황은희가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수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40대 여성을 납치·살인한 사건의 피의자 7명 모두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수민 형사3부장)은 28일 유상원(50)·황은희(48) 부부와 이경우(35), 황대한(35), 연지호(29)를 강도살인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유 씨 부부를 제외한 3명은 사체유기, 마약법위반(향정) 혐의도 적용됐다.

또 범행 모의에 가담한 이모(23) 씨는 강도예비죄, 이경우의 아내 허모(36) 씨는 강도방조·마약법위반(향정) 혐의 등으로 함께 기소됐다. 이경우의 아내 허 씨만 불구속 기소됐고, 나머지 일당 6명은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가상화폐를 빼앗기 위해 피해자의 거래소 계정에 접속한 사실을 확인했고, 유상원과 이경우에 대해 정보통신망법위반(정보통신망침해 등) 혐의까지 추가했다.

범행 배경에는 코인 투자 실패로 인한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유 씨 부부는 피해자의 권유로 코인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봤고, 법적 분쟁이 발생하면서 감정이 악화됐다.

당초 이경우는 가상화폐 사업으로 돈을 벌기 위해 피해자에게 먼저 접근했다가, 유 씨 부부에게 피해자를 살해하고 수십억 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빼앗자며 범행을 제안했다.

유 씨 부부는 이경우에게 7000만 원의 범행 착수금을 교부했고, 이경우는 황대한과 연지호, 20대 이 씨를 범행에 끌어들였다.

이들은 지난해 9월부터 강도살인 등을 모의한 뒤 올해 3월 29일 밤 강남구 역삼동 부근에서 피해자를 납치했다.

이후 간호조무사인 이경우의 아내가 병원에서 빼돌린 마취제를 피해자에게 주사해 살해하고, 대전 대덕구 야산에 암매장했다. 피해자의 핸드폰 등 소지품은 부산 앞바다에 버려 은닉했다.

수사팀은 범행에 이용된 차량 블랙박스 영상 829개를 전수 분석하고, 재포렌식을 통해 피고인들 휴대폰 음성녹음,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및 텔레그램 대화내용 등을 조사했다.

또 피고인들이 수용된 구치소 및 인터넷 서신을 압수수색해 유 씨 부부가 범행 동기 등을 메모한 쪽지, 노트 등을 확보했다. 6개월 이상 철저히 준비된 계획 범행이라는 게 수사팀의 판단이다.

검찰 관계자는 "보완수사를 담당한 검사가 직접 공판에 관여해 빈틈없는 공소유지를 함으로써 피고인들에게 '죄에 상응하는 중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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