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시한 올해 9월, 예비심사청구 언제쯤?
매출 늘었지만 318억 원 영업손실…적자폭 확대
11번가 “상장시기 검토…수익성 개선 노력중”
11번가가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상장 일정이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상장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번가의 실적 침체, 얼어붙은 기업공개(IPO) 시장 등 여러 악재에 직면하고 있어 상장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11번가는 수익성 관리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확장해 연내에 상장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1일 이커머스와 IB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올해 9월 말까지 상장 작업을 마쳐야 한다. 이 기간 내에 상장을 하지 못하면 투자자들에게 투자금에 8% 이자를 더해 돌려주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11번가는 2018년 국민연금, 사모펀드(PEF) 운용사 H&Q코리아로 구성된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에게 5000억 원을 투자받으면서 5년 내 상장을 약속했다.
11번가는 현재까지 연내 상장 계획이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지난해 8월 대표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과 골드만삭스를, 공동 주관사로 삼성증권을 선정한 뒤 잠잠한 상태다. 일반적으로 최종 상장까지 4~6개월 정도가 걸리는 것에 비춰볼 때 지난달에 11번가가 상장 예비심사 청구에 나설 것으로 관측됐으나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11번가 관계자는 “(상장 연기·중단 등) 현재 결정된 사항은 없다”면서 “시장상황을 고려해 상장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대·내외적 악재로 인해 11번가의 상장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내부적 이슈는 11번가의 실적이다. SK스퀘어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11번가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216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5%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 손실은 318억 원으로 70억 원이 증가했다. 외형 확장에는 성공했지만 적자 폭 확대로 내실 있는 성장은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다.
외부적 이슈로는 IPO 시장 한파가 꼽힌다. 글로벌 경기 악화로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적정 가치를 받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실제로 컬리, 오아시스 등 올해 IPO를 예고했던 기업들이 모두 상장 계획을 접었다. 기업 가치를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는 최적의 시점에 상장을 다시 추진할 것이라는 게 이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그럼에도 11번가는 연내 상장을 반드시 이루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11번가는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수익성 관리에 중점을 둔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물류센터의 효율적 운영, 고객 수요 기반 상품 확대를 내걸었다.
이와 함께 이달부터는 정기 배송도 종료했다. 서비스 도입 7년 만이다. 수요가 감소한 배송 서비스를 접고 대신 더 빠른 배송에 집중하겠다는 계산이다. 슈팅배송이 대표적이다. 슈팅배송은 11번가의 직매입 익일배송 서비스다. 현재 슈팅배송 상품은 약 4만3000여 개다. 최근에는 CJ제일제당, LG생활건강 등과 손잡고 슈팅배송 마케팅에 나서기도 했다.
11번가 관계자는 “사업계획에 맞춰 영업손실률을 개선하면서 성장을 위해 필요한 투자를 하고 있다”며 “매출액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위해 노력해 2023년 연간 매출액 1조 원과 전년 대비 개선된 영업실적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