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김기현, 극우 유튜버냐…막말로 정치 수준 떨어트려”
7월 임시국회, 노란봉투법 처리 극한 정쟁 예고
더불어민주당이 ‘노란봉투법 부의’와 ‘이태원 특별법’ 등 쟁점 법안들을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한 데 이어 주말 사이 서울 도심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반대 장외집회까지 열면서 여야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여당은 “(민주당이) 마약에 도취됐다. 제정신을 잃었다”고 공격했고, 이에 야당은 “(여당 대표는) 극우 유튜버”냐며 수위 높은 발언을 주고받았다.
이런 상황에 야당이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 의지를 드러내면서 7월 국회에서도 여야는 극한 대치 상황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2일 국회에서 진행한 논평 온마이크에서 연일 야당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여가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언행을 문제 삼았다. 그는 “김 의원은 집권 여당의 대표다. 극우 유튜버가 아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변인은 “어떻게 여당 대표가 정치인의 품격을 떨어뜨리고 국회의 신뢰를 땅바닥에 내팽개치는 수준의 막말만 골라서 하는지 기가 막힌다. 여당 대표가 대한민국 정치의 수준을 이렇게까지 떨어뜨려도 되냐”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의 이 같은 발언은 앞서 김기현 대표가 전날(1일) 울산 중구에서 열린 울산시당 워크숍에서 기자들에게 “(민주당이) 마약에 도취돼 오로지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하다”고 말한 것을 직격한 것이다. 김 대표는 야당이 주도해 이태원 특별법 등 주요 쟁점 법안들을 강행 처리한 데 대해 “국민의 참사마저도 정쟁의 도구로 악용하는 아주 나쁜 짓을 하고 있다”고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
김 대표는 또 야당이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사실상 쿠데타를 통해 집권한 것”이라고 말한 것을 두곤 “민주당이 이미 제정신을 잃은 것 같다”고 강하게 쏘아붙였다.
이에 이날 박 대변인도 발언 수위를 한층 높였다. 그는 “‘불치의 질병에 걸렸다’는 극언이나 ‘마약에 도취되었다’는 막말은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참으로 가볍다”면서 “윤석열 정권 들어 ‘막말 인플레이션’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 대통령이 말을 너무 거칠게 하니 김 대표와 여당 정치인들도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라고 반격했다.
그러면서 “상식도 갖추지 못한 여당 대표라니 국민 보기 부끄럽다”고 질타했다.
민주당이 주말 새 서울 숭례문 인근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투기 규탄’ 범국민대회를 개최한 것을 두고도 거센 공방이 일었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이 연일 오염수 방류 반대집회를 열고서 선동하고 있다”면서 “(그런 와중에) 일본 북해도 여행 계획을 세운 민주당 소속 김영주 국회부의장의 문자는 민주당의 민낯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겉으로는 국민들을 위하는 척 하지만 실상은 자신들의 이익에만 골몰하고 있는 모습이 민주당의 본모습이다. 이런 민주당의 위선과 선동으로 대한민국이 시름시름 앓고 있다”고 일갈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오염수 방류로 민감한 시기였던 지난달 30일 본회의장에서 일본 북해도(홋카이도) 여행을 계획하며 지인과 주고받은 문자가 언론에 의해 공개됐는데, 이를 되짚으며 민주당의 이중성을 지적한 것이다.
여야 간 신경전이 누적되면서 7월 임시국회에선 이들의 '강대강 대치'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파업 노동자의 손해배상 책임을 제한하는 노란봉투법은 대척점의 중심에 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야당은 지난 30일 노란봉투법을 본회의에 바로 올리는 부의 표결을 강행했다. 다수 의석을 차지한 여당의 의지만 있다면 7월 안에 본회의에 상정해 표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에 여당은 민주당이 노란봉투법을 본회의에 상정해 표결하는 시점에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로 맞서겠다며 엄포를 놓은 상황이다. 노란봉투법은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가 예고된 법안이기에 표결까지 또 한 번의 치열한 정쟁이 예상된다.
앞서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25일 본지에 “노란봉투법은 현재로썬 (야당과) 협상의 여지는 없어 보인다”며 “본회의 표결로 가면 우리(국민의힘)는 무조건 노란봉투법과 방송법에 대해선 필리버스터를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