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샷ㆍ감성글귀 없이도 게시물 올릴 수 있어
“팔로우하지 않은 인플루언서 글 피로해” 지적도
10일 오전 8시 0분, 가입할까 말까 n번 고민하다가 드디어 손가락을 움직였다. 8시 1분. 가입이 완료됐다. 스레드(Threads)에 가입하기까지 ‘단 1분’이 걸렸다. ‘귀찮을까봐’ 걱정했던 시간이 더 길었다.
가입을 완료하니 ‘Threads의 9834만7099번째 멤버이십니다’라는 팝업창이 떴다. 이날 오후 3시 30분에 다시 확인해 본 결과, 스레드 가입자는 9991만1654명이다. 곧 1억 명이다. 스레드는 6일(현지 시간) 출시 이후 4일 만에 이용자 1억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스레드는 메타가 트위터를 겨냥해 출시한 텍스트 중심의 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다.
또 하나의 SNS에 가입해야 하냐는 ‘귀찮음’이 무색해진 이유는 스레드가 인스타그램과 연동돼 있어서다. 스레드 앱을 내려받고, ‘Instagram으로 로그인’만 누르면 끝난다. 그 어떤 개인정보 입력도 필요하지 않다. ‘회원 가입’ 자체를 하나의 장벽으로 본다면, 스레드에 합류할 심리적장벽도, 물리적장벽도 매우 낮았다.
“이렇게 간편할 수가” 게시물을 올리고 든 생각이다. 제일 잘 나온 사진을 골라서, 왠지 멋드러진 문구와 함께 올려야 할 것 같은 인스타그램과 달랐다. ‘인스타 감성’이 필요 없는 곳이다. 메타의 CEO 마크 주커버그가 ‘트위터’를 겨냥해 만들었다고 말한 것처럼, 정말 트위터와 비슷했다. 그저 생각나는 글만 써서 올리면 금세 게시물이 업로드된다. 물론 사진도 첨부할 수 있다.
스레드는 SNS 이용자들이 느끼는 빈틈을 파고 든 것으로 보인다. 인스타그램보다는 가볍게, 내 메모장이나 트위터보다는 정제된 게시물들을 공유할 수 있다는 평이다. 30대 김 씨는 “인스타그램에 올리기에는 ‘감성’ 없는데, 나 혼자 일기장에 적기는 아쉬운 게시물을 올릴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다만 스레드가 주는 ‘피로도’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레드는 피드에 팔로우하지 않은 인플루언서들의 게시물이 뜬다. 이용자 선택권이 아닌 스레드 자체 알고리즘에 의한 게시물 노출이다. 이에 이용자들은 피로감을 느낀다고 지적한다. 30대 이 씨는 “보고싶은 글을 스스로 선택할 수 없다 보니 피로도가 굉장히 높아졌다”고 말했다.
광고로 인한 피로도 역시 우려된다. 아직은 스레드 내 광고가 없어, 이용자들이 편한 메모장 공간이라 여기며 게시물을 남기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스레드가 좀 더 성장한다면 광고는 필수불가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히려, 접근성이 높고 일상을 더 잘 보여준다는 점에서 광고가 활발해질 수 있을 거란 관측이 나온다. 20대 나 씨는 “인플루언서들이 스레드를 활발하게 이용하는 모습을 보아 광고가 곧 생기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며 “그럼 넘쳐나는 게시물들을 보기가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스레드는 2개월 만에 이용자 1억명을 모은 챗GPT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한 애플리케이션이 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트위터를 제치는 것도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전세계 20억명이 넘는 인스타그램 이용자들 중 단 20%만 스레드에 가입해도, 트위터 이용자 규모인 3억 6000만명을 넘어설 수 있어서다. 다만 스레드가 인스타그램 이용자 외에 추가 이용자를 모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 든다. 자유롭게 소통하고 싶어도, 인스타그램 연동으로 인해 지인과의 연결은 어쩔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