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황금기’ 이끈 아이거 리더십에 기대
연봉 500% 연간 성과 보너스도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디즈니 이사회는 이날 아이거 CEO와의 계약 연장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이에 따라 내년 11월 임기 만료를 앞뒀던 아이거 CEO는 임기가 2026년 말까지 2년 늘어나게 됐다.
이사회는 이번 임기 연장으로 회사의 혁신 시도에 연속성을 부여하고 후임 CEO 승계 계획 수립을 위한 시간을 확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이거는 성명을 내고 “내 후임자가 CEO를 맡을 때 디즈니가 강력한 입지인 상태이길 원하기 때문에 앞으로 2년 더 CEO로 남아달라는 이사회의 요청에 동의했다”면서 “이사회가 회사 안팎으로 후보자의 자격을 지속해서 평가하고 있으며 이에 성공적인 전환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계약 연장의 일환으로 아이거는 연봉의 500%에 해당하는 연간 성과 보너스를 받게 됐다.
아이거는 2005년부터 2020년까지 약 15년간 디즈니의 황금기를 이끌어온 인물이다. 재임 중 ‘토이 스토리’ 등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한 픽사와 마블, 루카스필름, 21세기폭스 엔터테인먼트 부문을 잇달아 인수했으며,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인 디즈니플러스(디즈니+)의 출범도 이끌었다.
아이거는 지난해 말 실적 회복과 후임자 물색이라는 과제를 안고 2년 9개월 만에 CEO에 복귀했다. 회사로 돌아온 아이거는 비용 절감을 위해 7000명에 달하는 대규모 감원에 나섰다.
임기 연장이 결정된 만큼 아이거의 어깨는 더 무거워지게 됐다. 부진한 실적을 성장궤도에 올려놔야 하고, 후임도 찾아야 한다. 디즈니의 콘텐츠 제작비용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구심, 테마파크 입장료 같은 디즈니 제품과 서비스 가격 상승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과 디즈니+ 재건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특히 성 소수자 권익 문제로 시작된 론 디샌티스 미국 플로리다 주지사와의 법정 다툼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디즈니가 플로리다주의 ‘게이언급금지(Don’t Say Gay)’ 법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디즈니월드에 부여된 과세권과 개발권 등을 제한하겠다고 나섰다가 법적 다툼 중이다.
아이거가 가진 영향력이 큰 만큼 그를 대체할만한 인물을 찾기란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현재 하마평에 오르는 내부 인사로는 다나 월든 엔터테인먼트 총괄과 앨런 베르그만 콘텐츠 스튜디오 총괄, 조시 다마로 디즈니 테마파크 부문 회장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