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자국 국영 TV 로씨야-1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집속탄을 충분히 비축하고 있다. 지금까지 탄약이 부족했던 순간에도 집속탄을 사용하지 않았다”며 “집속탄이 러시아에 불리하게 쓰인다면 우리도 똑같이 대응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은 7일 우크라이나에 집속탄 지원을 결정한 데 이어 13일 물량을 인도했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군이 탄약 부족에 직면하자 155mm 곡사포용 포탄을 충분히 생산할 때까지 일시적으로 집속탄을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모자 폭탄’ 또는 ‘강철비’라고도 불리는 집속탄은 하나의 폭탄 안에 수많은 자폭탄이 포함돼 있다. 전투기 등에서 투하해 상공에서 폭파하면, 그 안에 있던 수많은 자폭탄이 주변에 흩뿌려져 목표물을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한다.
위력이 엄청난 무차별 살상 무기이기도 하지만, 민간인 피해를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살포된 일부 소형 폭탄은 불발 상태로 남기도 하는데, 전쟁이 끝난 뒤에도 민간인이 땅속에 묻힌 폭탄을 잘못 건드려 피해를 볼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집속탄은 국제 사회에서 논란이 큰 무기다. 전 세계 123개 국가는 ‘집속탄에 관한 협약(CCM)’에 서명, 집속탄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다만 미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는 협약에 참여하지 않아 집속탄을 사용할 수 있다. 미국 국방부는 이번 집속탄 지원과 관련해 비난이 일자 “불발률 2.35% 이하의 탄약을 신중하게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전쟁에서 이미 집속탄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6일 보고서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이 이미 집속탄을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