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물 오고 나면 남는 게 없어” 주민 위로
“조속한 재난지역 선포, 대통령에 요청”
박광온 “피해 조속히 산정, 합당한 보상해야”
피해 보상 현실화, 재난지역 선포 단위 조정 검토도
수해 규모가 커지면서 국회도 오랜만에 정쟁을 멈추고 복구 지원에 뜻을 모았다. 17일 여야는 전날에 이어 모두 현장 피해 점검에 나서 빠른 특별재난지역 선포 등 지원 방안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도 취소하고 곧바로 수해가 큰 충청 지역 점검에 돌입했다.
김 대표는 당 지도부와 함께 가장 먼저 충남 공주 옥룡동‧이인면 침수 지역을 찾았다. 그는 수해 지역을 둘러본 뒤 주민들에게 “얼마나 놀랐겠냐”며 “물이 오고 나면 남는 게 없다. 수해를 입으면 정말 기가 막힌다”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 재난지역 선포를 서둘러달라는 요청에는 “아침에 대통령을 만나 말씀드렸다.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시겠다고 하셨다”고 답했다.
또 침수 지역 배수펌프가 1층에 위치한 것을 지적하며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며 “대통령도 그 부분에 관심을 갖고 제게 잘 챙겨보라고 했다”고 말했다. 현장에 동행한 정진석 의원(공주‧부여‧청양) 등은 수해를 막기 위해 지류‧지천을 정비하는 ‘포스트(Post) 4대강 사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전날엔 윤재옥 원내대표가 충북 괴산, 경북 안동‧예찬을 찾아 피해 점검과 이재민 돌봄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도 전날 이재명 대표가 궁평지하차도 현장을 찾은 데 이어 충남 청양군, 공주시 등 수해 현장을 방문해 “피해를 조속히 산정해 합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가장 먼저 청양군 피해 지역을 찾은 박 원내대표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와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피해 상황을 점검했다. 그는 40여 분간 김돈곤 청양군수를 만나 침수됐다 물이 빠진 논과 비닐하우스 속 쓰러진 농작물 등을 살펴보고 피해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박 원내대표는 현장을 둘러본 뒤 기자들을 만나 “비닐하우스 등 들여다보니 도저히 작물들, 건질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다”며 “피해를 조속하게 산정해서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합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게 국토위, 행안위 등 관련 상임위에서 심도있게 논의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장에 동행한 민주당 의원들은 일상 회복이 가능한 수준에서의 ‘피해 보상 현실화’와 재난지역 선포 단위를 시‧군에서 읍‧면‧동으로 낮추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계속해서 공주시, 부여군 수해 현장을 찾아 현장을 살폈다.
한편 국회는 수해 지원에 총력을 집중하기 위해 예정됐던 국회 상임위원회 일정도 연기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서울-양평고속도로사업 특혜 의혹에 대한 현안질의를 할 예정이었으나, 국토부가 재난 대책 주무부처인 점을 감안해 회의를 잠정 연기했다. 환경노동위원회와 농해양수산위원회 소위도 미뤄졌다.
다만 법제사법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예정대로 열고 영아살해‧유기 범죄 처벌을 강화하는 형법 개정안 등 주요 법안을 처리하고, 권영준‧서경환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 심사경과보고서 채택을 논의하는 인사청문특위도 그대로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