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35.4%·대중 수출 21.2% 감소
한국 수출이 10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달 무역수지 흑자 전환에 수출 감소율도 연중 최저로 떨어지며 하반기 첫 달 증가세 전환을 기대했지만, 20일까지의 성적표만 놓고 보면 반전은 어려워 보인다.
관세청이 21일 발표한 7월 1∼20일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312억33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2% 감소했다.
지난해와 조업일수는 15.5일로 같아 이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 역시 15.2% 줄었다.
한국 수출은 지난해 10월부터 6월까지 9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수출이 월간 기준 9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2000년 이후로는 △2001년 3월부터 2002년 3월까지 13개월 △2008년 11월부터 2009년 10월까지 12개월 △2015년 1월부터 2016년 월까지 19개월 △2018년 12월부터 2020년 1월까지 14개월 연속 감소를 기록한 이후 다섯번째다.
다만, 지난달의 경우 6.0%의 수출 감소율을 기록, 연중 가장 낮은 수준을 보여 하반기 수출 반등의 가능성을 보였기에 이번 수출입 실적은 더 아쉬움으로 남는다.
품목별 수출 현황을 보면 핵심 품목인 반도체가 1년 전보다 35.4% 줄며 큰 폭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석유제품(-48.7%)과 철강제품(-15.2%) 등의 수출도 적지 않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반면 승용차(27.9%)와 컴퓨터 주변기기(16.8%)는 증가세를 보였다.
국가별로는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이 21.2% 감소했다. 대중 수출의 감소세는 지난달까지 13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미국(-7.3%), 베트남(-22.6%) 등도 줄었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325억9400만 달러로 28.0% 줄었다.
3대 에너지원인 원유(-53.3%), 가스(-46.6%), 석탄(-48.3%) 등의 수입이 모두 줄며 감소세를 이끌었다. 또한 반도체(-26.5%)와 석유제품(-41.2%) 등도 전년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주요 품목 중 무선통신기기(14.5%)만이 수입 증가 품목에 이름을 올렸다.
국가별로는 베트남(0.6%), 말레이시아(17.5%) 등이 증가하고 중국(-21.4%), 미국(-21.0%), EU(-14.0%) 등은 줄었다.
이달 1∼20일 무역수지는 13억61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부터 5월까지 1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다 지난달 16개월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들어 이달 20일까지 누적된 무역적자는 278억2700만 달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