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계와 두터운 친분 자랑
재계 조율할 적임자 평가
김 대행, 임기 후 고문 남을 듯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새롭게 탄생할 싱크탱크형 경제단체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에 류진 풍산 회장을 추대한다. 류 회장 취임과 함께 4대 그룹 복귀가 이뤄진다면 ‘재계 맏형’ 위상을 되찾는 동시에 새 출발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전경련이 22일 개최하는 임시총회에서 기관명을 한국경제인협회로 바꾸고 새 회장에 류진 풍산 회장을 추대할 계획이라고 7일 밝혔다.
류 회장은 2001년부터 전경련 부회장으로 활동해 왔으며 현재 한미재계회의 한국 측 위원장을 맡고 있다. 서울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그는 1982년 풍산금속공업에 입사해 1996년 풍산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선대 회장이 별세한 2000년 회장직을 승계했다.
류 회장 추대는 첨단 기술 패권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상황에서 미국 정부의 경제 입법과 규제 동향에 밝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랜 기간 전경련 부회장으로 활동한 그는 현 정부와 관계도 원만하다.
윤석열 대통령의 4월 미국 방문에도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했다. 당시 대통령 만찬에도 대기업 총수나 경제단체 회장이 아닌 경제계 인사로는 유일하게 참석했다. 류 회장은 지난해 5월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도 만찬 자리에 초청됐다.
미국통으로 불리는 류 회장이 수장을 맡으면서 싱크탱크형 경제단체로 재출범하는 한경협의 도약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반도체와 배터리 등 다양한 산업이 미국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고,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반도체법(CHIPS Act) 등에서 미국과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며 류 회장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어 “구체적 쇄신 방안을 통해 정경유착 관련 우려를 해소한다면 4대 그룹 재가입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경련은 류 회장 내정 배경으로 “글로벌 무대에서의 경험ㆍ지식ㆍ네트워크가 탁월해 한경협이 글로벌 싱크탱크이자 명실상부 글로벌 중추 경제단체로 거듭나는 데 리더십을 발휘해줄 적임자”라고 밝혔다.
한편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은 이달 말 임기를 마치고 협회 상근 고문으로 남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