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재무부 3분기 차입금 증액도 영향
연준 긴축 기조 유지도 금리 상승 부추겨
“10년물 금리 4.75%까지 오를 수도”
글로벌 장기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2008년 이후 15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국채 금리가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금융시장 전반이 불안정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4.258%로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2008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최근 10년물 국채 금리 상승 배경에는 미국 경제의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 연준의 긴축 기조에도 경제지표가 잇따라 호조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이 향후 6~12개월 사이에 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베팅을 포기하고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실제로 이번 주 발표된 7월 소매판매, 산업생산 모두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이에 그만큼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 수요가 줄어들면서 가격은 떨어지고, 금리는 오른 것이다. 국채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인다.
여기에 미 재무부가 재정적자 충당을 위해 향후 몇 달간 예상보다 더 많은 차입이 필요하다고 밝힌 것도 국채 가격 하락(금리 상승)을 부추겼다. 이달 초 재무부는 3분기 차입 규모 전망치를 종전보다 2500억 달러(약 335조 원) 넘게 늘린 약 1조 달러로 책정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 지속도 금리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날 공개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은 “대부분 회의 참석자들은 인플레이션에 상당한 상승 위험이 계속 목격되고 있으며, 이 경우 추가적인 통화 긴축이 필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위원들은 추가 금리 인상이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을 놓고 의견이 분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과거 국채 금리 급등이 시장 혼란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이다. 10년물 국채금리는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이미 30년 고정 모기지 평균 금리는 1년 전 약 5%에서 6.96%로 뛴 상태다.
일각에서는 10년물 국채금리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장기 국채금리가 정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향후 10년간 국채 10년물 금리가 평균 4.75% 정도를 보이거나 그 이상으로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