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학가, '외국인 유학생 전담학과' 신설 ‘시동’…고려대·경희대 등 내년 신입생 모집

입력 2023-08-22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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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생 교육경쟁력 제고방안' 힘입어 움직임 확산될 듯"
일각에선 “유학생 유치, 양보다 질 우선해야” 목소리도

▲지난 7월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에서 열린 '지역특화형 비자 유학생 채용박람회'에서 외국인 유학생들이 취업 관련 상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일부 대학들이 내년부터 외국인 유학생만으로 구성된 전담학과를 신설·운영해 유학생 유치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거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대학들은 내년 신입생부터 정원 외로 해당 학과 학생을 뽑는다는 계획이다.

22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고려대·경희대 등 서울 일부 대학들이 내년부터 외국인 유학생만으로 구성된 전담학과 및 학부를 개설해 운영한다. 빠른 대학들은 2024학년도 수시부터 학생을 선발한다.

고려대는 내년 신입생부터 글로벌 자율학부에서 외국인만 정원외로 선발한다. 기존과 동일하게 외국인 특별전형을 거쳐 학생들을 뽑는다. 해당 학부는 2학년부터 선택한 전공으로 소속이 변경되고, 전공 진입 전인 1학년과정에서 집중적인 한국어 교육을 시행해 의사소통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고려대 관계자는 “국제화 관련 대학평가 개선을 위해 마련했다”며 “한국 대학에서 학과를 선택하는 게 어려울 수 있는 유학생들을 위해 1년 동안 신중하게 탐색한 뒤 2학년 진입을 앞두고 전공을 선택하는 외국인 전용 광역선발(Open Major) 제도를 도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희대 또한 2024학년도 수시부터 외국인 유학생 대상 전담학과 신입생을 선발한다. 이전 ‘국제대학 글로벌한국학과’ 대신 이를 정원 외로 유학생 전담학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해당 정원 내 1명은 국제학과에서 통합 선발한다.

이는 지난해 5월 교육부가 각 대학에 안내한 ‘외국인 유학생·성인학습자 및 재직자 등 정원 외 전담학과 설치 및 운영’에 따른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 자율사항으로 유학생 전담학과를 대학에서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이후 여러 대학에서 이 같은 학과 설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교육부가 2027년까지 외국인 유학생 30만명을 유치한다는 방침을 내놓아 이 같은 대학의 움직임은 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16일 교육부가 발표한 ‘유학생 교육경쟁력 제고방안(스터디코리아 300K)’에서는 대학이 유학생만으로도 학과 운영을 가능하게 하는 유학생 전담학과 설치를 허용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일각에서는 양적으로 많은 유학생을 받는 것보다는 질적인 관리도 동시에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정부의 최근 유학생 유치 정책이 유학생 유치를 확대하는 쪽에 무게가 실리면서 대학들이 국제화 관련 대학평가 점수를 좋게 받기 위해 (유학생 수를) 양적확대 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면서 “유학생들의 학업 지원 뿐만 아니라 대학 적응을 돕는 상담지원 체제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교육부는 대학의 유학생 교육 질 등을 평가하는 '교육국제화역량 인증제'를 손볼 방침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평가, 입학 부담은 줄이는 대신에 질적 수준은 유지하는 방식으로 법무부와 협의해 내년 상반기 중 시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지난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유학생 교육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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