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패러다임 변화…"예상 웃도는 실적 낼 것"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어 국내 반도체 업체의 매출 효자 품목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주로 인공지능(AI) 서버용으로 납품되던 HBM이 데이터센터 서버, 고성능컴퓨팅(HPC) 등으로 공급이 확대되고 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크게 끌어올린 고성능 제품으로 그래픽처리장치(GPU)의 핵심 부품이다.
HBM은 SK하이닉스가 2013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후 1세대(HBM), 2세대(HBM2), 3세대(HBM2E), 4세대(HBM3)까지 진화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5세대 제품인 HBM3E 제품을 개발했으며, 엔비디아에 샘플을 공급해 성능검사를 진행 중이다. 절차가 마무리되면 내년 상반기에 양산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5세대 HBM3P 제품을 출하할 계획이다.
세계 HBM 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양분하고 있으며 엔비디아, AMD가 수요를 빨아들이고 있다. 엔비디아의 경우 고성능 AI칩인 ‘H100’ 등에 SK하이닉스의 HBM3를 적용 중이다. 삼성전자의 HBM3도 성능 검증을 마치는 대로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챗GPT 등 생성형 AI 열풍이 일시적인 것이 아닌 시장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있는 만큼 HBM 등 고성능 그래픽 D램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HBM 등 그래픽 D램 매출 확대로 당장 3분기부터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영업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달리 메모리반도체 매출 의존도가 90% 이상인 SK하이닉스는 HBM이 새로운 캐시카우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HBM 매출이 두 배가량 성장할 것이라고 발표한데 이어 최근 주요 기관투자자들 대상으로 개최한 비공개 기업설명회(IR)를 통해 내년 HBM 공급 물량을 두 배 이상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HBM을 포함한 그래픽 D램 매출 비중이 한 자릿수에서 지난 4분기 두 자릿수(10%)로 올라선데 이어 2분기에는 20%를 넘어섰다”며 “하반기도 매출 비중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가 늘면서 올해 2분기 SK하이닉스의 글로벌 D램 시장점유율이 30%를 넘어섰다. 시장점유율 1위 삼성전자와의 점유율 격차도 10년 내 가장 근소한 수준으로 줄었다.
3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 세계 D램 매출은 107억달러로 작년 동기대비 57% 줄었지만, 전 분기보다는 15% 늘었다.
업체별로 보면 1위 삼성전자의 D램 매출은 41억달러로 전 분기보다 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시장점유율은 전 분기 42.8%에서 38.2%로 4.6%포인트(p) 하락했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D램 매출은 전 분기보다 무려 49% 증가한 34억달러로 집계됐다. 시장점유율은 31.9%로 전 분기(24.7%)보다 7.2%p 상승했다.
이로써 SK하이닉스는 미국의 마이크론(점유율 25.0%)을 제치고 점유율 2위 자리를 되찾았다.
또 삼성전자와의 점유율 격차는 1분기 18.1%p에서 2분기 6.3%p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