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7일 경제신문 이투데이와 여성금융인네트워크 주최로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여성 금융인 국제 콘퍼런스’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원장은 "코로나 사태라는 전례 없는 위기를 겪으면서 우리 사회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관심과 ESG(환경·사회적책임·지배구조) 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며 "ESG의 핵심 요소 중 하나는 바로 성별 다양성"이라고 강조했다.
K-ESG 가이드라인에서도 여성 구성원 비율이나 남녀 급여 격차 등을 사회(S)와 지배구조(G) 부문에 있어 중요한 평가지표로 제시하고 있다.
이 원장은 "기업의 이사회는 다양한 이해 관계자의 요구사항을 폭넓게 고려할 수 있는 인적 역량을 갖춰야 한다"며 "이러한 관점에서 성별 다양성을 확보한다는 것은 성별이라는 요인이 기업의 합리적 의사결정을 왜곡하는 것을 교정하고, 유연한 경영전략을 수립하게 하는 토대를 마련하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ESG에 대한 국내·외 대응은 아직 기후리스크 등 환경(E) 부문에 집중된 점을 지적했다.
이 원장은 "국내외에서 기후변화의 불가역성이 우선 고려되면서 K택소노미, 탄소중립 등 주로 환경 분야에 대응하고 있다"면서 "양성평등의 가치와 이를 위한 기업의 적극적인 역할의 필요성은 남녀고용평등법의 오랜 역사가 대변하듯 일찍이 우리 사회에서 인정돼 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ESG의 관점에서 정책적 지원과 제도적인 토대를 갖추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유럽연합, 미국 등 선진국의 움직임에 발맞춰 연내 글로벌 공시기준에 상응하는 ESG 공시기준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비재무적 가치를 평가하고 투자로 이어질 수 있는 ‘ESG금융 생태계’가 조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원장은 "성별 다양성은 아직 ESG금융의 전면에 부상한 문제는 아니지만, 공시되는 요소들을 적절히 평가해내기 위해서는 금융회사 조직의 다양성이 선행돼야 한다"며 "이러한 이유로 양성평등이 중요한 비재무적 가치의 하나로 인식되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국내 실정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ESG 공시기준이 제정되고 금융회사들이 공시 정보를 적절히 평가·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