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 경제 선행 지표로 ‘닥터 코퍼’라고도 부리는 구리 가격이 변동성 국면을 보이다 최근 내림세를 보이는 중이다. 이에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지수증권(ETN) 등 구리 관련 상품도 내림세를 나타내고 있다.
11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이달 8일 구리 3개월물 선물 가격은 1톤(t)당 8243달러로 지난달 초 8832달러 대비 6.67% 하락했다.
이에 구리 관련 ETF와 ETN 수익률도 저조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달 8일까지 ‘KOEX 구리선물(H)’ ETF는 5.93% 내렸다. ‘삼성 레버리지 구리 선물’(-10.20%), ‘KB 레버리지 구리선물’(-10.30%), ‘신한 레버리지 구리 선물’(-6.61%), ‘신한 구리 선물’(-5.11%) 등 ETN 종목들도 내림세를 보였다.
올해 구리 가격은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연초 코로나19 엔데믹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감에 1톤당 9400달러 가까이 치솟았던 구리 가격은 중국발 경기 불황 지속 우려와 미국 지역은행 파산, 부채한도 협상 난항에 따른 디폴트 리스크 등에 따라 등락을 반복했다. 이에 5월 24일에는 톤당 7901.5달러로 연저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7월에는 낮은 재고 수준과 함께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종결 가능성 등이 재료가 되며 톤당 8832달러로 회복세를 보인 구리는 8월 비구이위안 사태와 중국 경기 지표 부진으로 다시금 하강 곡선을 그렸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단기적으로는 변동성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재부각된 중국 부동산 위기는 수요 불확실성을 확대했고, 구리를 비롯한 산업금속 섹터에 대한 단기 투자는 중립적인 기조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광래 삼성선물 연구원은 “9월에도 구리는 하락세를 예상한다. 제련소들의 전기동 생산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LME 재고 수준도 연속 상승해 공급 과잉 문제가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더불어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우려가 불확실성을 일으키며, 비구이위안 사태가 계속해서 부동산 매수 심리를 저하하는 점이 주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전기동인 구리가 탄소 중립 주요 소재로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 장기투자처로는 유효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황 연구원은 “전 세계적인 에너지 전환 속 그린 에너지 메탈 수요의 성장세는 유효할 것”이라며 “장기투자에 대해서 구리는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