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결 우려 예정에 없던 일정 소화
‘채상병 특검법’ 패트 지정 野단독 통과
구속영장 기각된 李 ‘역전승 굳히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6일 오후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사건 진상규명’ 특별검사법의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 동의안 표결 참여를 위해 국회 본회의에 참석했다. 지난달 27일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9일 만에 국회를 찾은 것이다. 24일간의 단식으로 병원 치료를 받는 이 대표는 택시를 타고 국회 본관에 도착해 지팡이를 짚고 본회의장으로 들어갔다. 본격적인 ‘승기 굳히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5시 30분경 국회 본회의장에 도착했다. 지팡이를 짚은 이 대표는 본회의장으로 들어가는 길 ‘입원 중 갑자기 표결에 참석한 이유’, ‘당무 복귀’, ‘강서구청장 선거 유제 시점’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채 걸음을 옮겼다.
앞서 민주당은 기자단 공지를 통해 “이재명 당대표는 채상병 특검 법안 패스트트랙 지정 투표를 위해 오늘 오후 5시 30분경 본관 1층 정문 앞에 도착할 예정”이라며 “차량 수리 중이라 택시를 타고 도착한다”고 전했다. 당 지도부는 이날 이 대표에게 패스트트랙 지정 동의안 통과를 위한 재적의원 5분의 3인 179명 확보를 우려하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정에 없던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이 대표는 수리하고 있는 전용 차량 대신 택시를 타고서 국회에 왔다.
오후 5시 40분경 이 대표가 본회의장에 들어서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퇴장했다. 이에 ‘채상병 특검법’ 지정 동의안 표결은 민주당 단독으로 진행됐다. 이날 안건에 대한 무기명 수기 투표 결과 183명이 표결에 참여해 찬성 182명, 반대 1명으로 통과됐다.
민주당은 초동 수사와 경찰 이첩 과정에서 국방부·대통령실이 개입한 의혹이 있다며 그간 특검 도입의 필요성을 주장해 왔다. 반면 국민의힘은 사실무근인 의혹을 정치적 의도에 따라 부풀린 것이라며 거부 의사를 밝혀왔다.
이 대표는 오후 6시경 민주당 의원들과 악수를 한 뒤 회의장에서 나왔다.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을 유지하던 이 대표는 잠시 멈춰 서서 “강서구청장 선거가 투표율이 낮은 것 같은데, 많은 분들이 이번 보궐선거에 참여하셔서 우리 민심이 어떤지, 국민의 뜻이 어떤지를 꼭 보여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후 이어진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은 채 떠났다.
구속영장 기각으로 승기를 잡은 이 대표가 ‘역전승 굳히기’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대장동·위례신도시 특혜 의혹 사건 첫 공판에서도 “상식적인 입장에서 말이 되는 소리냐”며 혐의를 직접 부인했다. 특히 “저에 대한 수사는 검사를 수십 명 투입해 수백 번 압수 수색을 하는 등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또 할 것이며 제가 살아 있는 한 계속하지 않겠나”라며 윤석열 정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