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은행망 접근 제한에 가상자산 이용
“이집트 국경 통한 현금 밀수보다 편리”
WSJ “직접적인 공격 자금인지는 확인 안 돼”
이스라엘 정부 압류명령과 블록체인 분석업체 보고서에 따르면 하마스와 팔레스타인이슬라믹지하드(PIJ),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 등 3개 단체는 가상자산으로 거액의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자산 추적업체 엘립틱 분석 결과 2021년 8월부터 올해 6월까지 PIJ와 연계된 계좌에 9300만 달러(약 1246억 원)에 달하는 가상자산이 입금됐다. 이스라엘 가상자산 분석업체 비트오케이 조사에서도 비슷한 기간 하마스가 4100만 달러어치의 가상자산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3개 무장단체 모두 미국 정부가 테러단체로 지정한 데다 미 재무부의 제재를 받고 있어 국제 은행 시스템 접근이 제한돼 있다. 이에 중개자 없이 개인 간 거래가 가능한 가상자산을 모금 수단으로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 재무부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가상자산 거래소의 금융 범죄 통제 허점을 지적하며 “테러 단체가 이를 악용하고 있다. 이슬람국가(IS)와 알카에다도 가상자산으로 기부금을 받았다”고 밝혔다.
무장단체들은 자금 조달뿐 아니라 조직 간 자금 이동을 위해서도 가상자산을 이용했다. 엘립틱은 “PIJ가 2021년부터 헤즈볼라에 1200만 달러가 넘는 가상자산을 송금하는 등 서로 자금을 주고받는 사실을 발견했다”며 “가상자산을 이용하는 게 이집트 국경을 통해 현금을 밀수하는 것보다 훨씬 쉽다”고 설명했다.
다만 WSJ는 “이들 단체가 가상자산을 공격 자금을 직접 사용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