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의 방한 순연에 대해 12일 "회담이 순연됐다고 해서 UAE 협력이 미뤄지거나 차질은 전혀 없다"고 입장을 냈다.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 방한 순연에 따른 경제 협력 차질을 불식시키는 차원에서 나온 메시지로 풀이된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알다시피 올해 1월 정상회담에서 UAE가 (한국에) 3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발표했다. 그에 따라 우리나라 투자 협력 실무 주체는 산업은행과 무바달라 간 국가 투자 파트너십(SIP, Sovereign Investment Partnership)이 체결됐다"는 말과 함께 구체적인 상황을 설명했다.
최 수석 설명을 종합하면, UAE와 한국 간 실무는 2채널로 기획재정부 금융투자지원단과 산업은행 UAE 투자협력센터가 무바달라 내 SIP 팀 등 전담 조직과 3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협의가 진행 중이다. 올해 1월 이후 현재까지 UAE 아부다비 현지에 방문하거나, UAE 측 인사가 한국에 오는 등 여러 차례 만나 합의 사항 이행 여부를 점검하는 중이라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이와 관련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올해 7월 7일 한국에 방문한 압둘라 빈 투크 알마리 아랍에미리트(UAE) 경제부 장관과 회담을 했다. 당시 양국 장관은 회담에서 윤 대통령의 1월 UAE 국빈 방문에 따른 경제외교 성과인 61억 달러(약 7조5000억 원) 규모의 계약·업무협약(MOU), 300억 달러 규모 투자 확약 등이 원활히 추진 중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기재부도 같은 달 6일 '제8차 한-UAE 경제공동위'에서 UAE의 300억 달러 규모 투자유치 성과를 구체화하는데 속도 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제공동위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 알 마리 UAE 경제부 장관을 수석 대표로 하는 경제 분야 최고위급 회의체다.
당시 회의에서는 UAE의 300억 달러 투자 가속화 세부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체적으로 양국은 중소벤처기업 및 바이오 분야에서 대면 교류 확대, 공동펀드 및 IR 등으로 투자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양국 경제협력 사업과 300억 달러 투자 연계 방안 등도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300억 달러 투자가 아부다비 국부펀드인 무바달라 중심으로 이뤄지는 점을 감안, 이번 회의에서 두바이 국부펀드와 투자 협력 확대도 추진했다. 두바이 투자청(ICD)과 수출입은행, 한국투자공사(KIC) 간 친환경 분야 투자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수소, 재생에너지, 스마트 시티, 친환경 인프라 건설 등에서 공동사업을 추진하고, 제3국 공동진출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대통령실은 이와 관련 "UAE 대표단이 올해 5월에 방한해 여러 협의를 하고 개별 기업 면담도 했다. 그때 서로 이해하고 합의한 게 우선투자 협력 분야"라며 "에너지, 정보통신기술, 농업기술, 생명공학, 우주항공, 문화 콘텐츠 등 6개 분야를 우선 선정해 5월 기준 20억 달러의 잠재적 투자 기회를 발굴했다"는 설명도 했다.
기재부와 산업은행이 20건에 이르는 투자 유치를 제안한 점도 대통령실에서 밝혔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기재부가, 민간 기업은 산업은행에서 각각 제안했다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앞으로도 투자 유치 제안은 추가될 것이라는 말도 했다.
최 수석은 이 같은 설명과 함께 "양 정상이 정상회담하는 것과 관계없이 양측 기재부, 산업은행, 무바달라 팀이 실무 협의하고 주고받는 상황"이라며 "정상회담 순연과 상관없이 300억 달러 투자 진행과 관련한 것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무바달라 측에서 올해 중 수십 억 달러 투자를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