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전쟁 판 커진다…거세지는 중국의 입, 파병 준비하는 미국

입력 2023-10-17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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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교부장 “팔레스타인인 권리 회복 지지”
“중국, 팔레스타인 편에 서서 외교 이득 얻으려 해”
미국, 중동 파병 가능성 대비 2000명 병력 선발
바이든 대통령 “파병 부인” 발언 하루 만에 입장 뒤집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라파 난민촌에서 16일(현지시간) 아버지로 보이는 한 남성이 아이를 안고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폐허가 된 지역을 지나가고 있다. 가자(팔레스타인)/AFP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 파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이 전쟁을 놓고 양극단으로 대립각을 세우면서 중동을 넘어 세계적으로 갈등이 심화할 위기에 놓였다. 중국은 점점 더 이스라엘에 대해 강경한 발언을 하면서 팔레스타인을 노골적으로 편들고 있다. 그동안 파병은 없다고 공언했던 미국은 입장을 바꿔 군병력 배치를 준비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외교수장인 왕이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은 사메 수크리 이집트 외무장관과의 통화에서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왕 부장은 “중국은 민간인을 해치고 국제 인도법을 해치는 모든 행위에 반대하고 규탄한다”며 “우리는 계속해서 국제 도덕과 정의의 편에 서서 팔레스타인 인민의 정당한 민족 권리 회복을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 상황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조기 휴전을 추진하는 데 합당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초기만 하더라도 일반적인 우려 표명에만 그쳤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전쟁을 일으킨 하마스에 대한 비판은 피하면서 이스라엘에 대해서만 발언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왕이 부장은 14일 파이살 빈 파르한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외교장관과의 통화에서도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군사적 행동은 자위권 범위를 넘어선 것”이라며 “이스라엘 정부는 가자 주민에 대한 ‘집단적 징벌’을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중국은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자국민 여러 명이 죽거나 납치됐음에도 완전히 팔레스타인 편에 섰다.

미국 외교 전문매체 더 디플로맷은 “현재 전쟁에 대한 중국의 대응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오랜 지지 입장을 반영한다”며 “이스라엘은 최근 수년간 중국에 첨단 기술을 제공하면서 그런 입장이 바뀔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는 심각한 계산 착오였다”고 지적했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조너선 풀턴 애널리스트는 “중국은 이스라엘을 더 넓은 아랍 세계와 나머지 개발도상국과의 관계에서 이익을 볼 수 있는 지점으로 보고 있다”며 “이스라엘을 비판하면 국제무대에서 20여 개 아랍 국가의 지지를 얻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미국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스라엘을 지원하기 위한 잠재적 파견에 대비해 미군 2000여 명을 선발했다고 전했다. 관계자들은 “이들 병력이 전투 역할을 수행할 의도는 없다”며 “의료와 병참 지원, 자문 등의 임무를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WSJ은 “미국이 어떠한 상황에서 어디에 이 병력을 배치할지는 명확하지 않다”면서도 “미국 국방부의 이번 결정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지상 공격을 감행할 경우 이스라엘군을 지원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해석했다.

심지어 이 소식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군의 중동 파병 가능성을 일축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CBS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스라엘이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할 것이라는 점을 보장한다”면서도 “미군 파병은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이스라엘은 최고의 전투력 중 하나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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