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에서의 4자 회담도 불발...시계 제로
“가자지구 전쟁 후 계획에 대해 초점 맞춰야”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 텔아비브를 방문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전쟁내각 구성원 등과의 회담 후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가자지구 병원 폭발 참사는 이스라엘이 아닌 가자 내 테러리스트 그룹이 잘못 발사한 로켓의 결과”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이슬람 측이 전일 수백 명의 민간인 사망자를 발생시킨 병원 폭격의 원인에 대해 첨예한 진실 공방을 벌이는 와중에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대한 전폭 지원 약속과 함께 ‘이슬라믹지하드의 미사일’이라는 주장에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에 미국 CNN은 “폭발의 원인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아랍 세계에 촉발된 분노를 누그러뜨리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다”면서 “8시간이 안 되는 이스라엘 방문 일정에서 내세울 만한 실질적인 성과는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도 “바이든 대통령이 연대의 의미로 이스라엘을 방문하고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한 데 대해 아랍권에서는 미국에 대한 반감과 분노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이 중동 해법을 찾기 위해 이스라엘에 이어 요르단 암만을 찾아 요르단 국왕,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이집트 대통령과 추진하려 했던 4자 회담도 불발된 것도 가자의 비극을 더욱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
무엇보다 이·팔 전쟁의 사상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출구전략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그림이 제시되지 않은 것이 심각한 문제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로이터는 “이 문제에 정통한 소식통은 바이든 대통령의 보좌관 중 일부는 이스라엘이 하마스에 지속적인 피해를 줄 효과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지만 아직 출구 전략을 수립하지 못해 우려하고 있다”며 “소식통은 미국 국무장관과 국방장관이 가자지구 전쟁 후 계획에 대해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이 가자·서안지구 팔레스타인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위해 1억 달러(약 1400억 원)를 지원한다는 방침을 발표한 것도 실행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가지지구와 이스라엘을 잇는 사실상 유일한 통로인 라파 검문소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돼 수리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등 하마스가 아닌 민간인들에게만 구호품이 전달될 수 있는 구체적인 메커니즘이 없다는 지적이다.
이집트는 자국을 통한 구호물자 지원은 지지하지만 가자지구 난민들이 국경을 넘어 자국으로 대거 유입되는 것은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가자지구 분쟁이 자국으로 확산해 수년간 무장세력과 싸워온 시나이 반도 지역이 또다시 혼란에 휩싸이는 것을 경계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