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관계자 경영, 지속 성장에 필수…학계 “교보생명 사례 모범”

앞으로 기업들의 성장에는 고객, 직원, 사회와 환경, 주주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고려하는 경영 전략이 중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더 이상 주주만이 중심이 되는 경영만으로는 기업의 존속을 장담할 수 없으며 지속가능성장을 위해서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동반 성장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논리다.

특히 국내에서는 생명보험업계 빅 3인 교보생명이, 국외에서는 싱가포르 1위 은행인 싱가포르개발은행(DBS)이 대표적인 이해관계자 경영 실천 사례로 언급됐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국이해관계자경영학회와 보험연구원은 20일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아시아 금융기관의 지배구조 특성과 성공사례’를 주제로 정기세미나를 열었다.

이번 정기세미나에서는 기업의 기본적 목표를 고객과 임직원, 지역사회와 환경, 주주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 가치 창출로 보는 ‘이해관계자 중심 경영’이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이해관계자 중심 경영은 기업의 목표를 고객, 주주, 임직원에서 협력업체와 지역사회, 환경 등으로 확장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가치 창출로 본다. 기업 경영의 관점을 기존 주주에만 국한하던 것을 넘어 전체 이해관계자로 확대해야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다는 구상이 담겨있다. 최근 기업 경영의 화두로 떠오른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도 이어지는 개념이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박준형 광운대학교 교수는 국내 대표 보험사로 성장한 교보생명의 성공요인을 이해관계자 중심 경영 관점에서 분석했다. 박준형 교수는 “교보생명이 지금까지 재무적, 비재무적 요소들에서 성공할 수 있는 요인을 두 개의 축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데 하나는 ‘이해관계자중심경영’이고 다른 하나는 ‘변화와 혁신’에 있다”고 짚었다.

특히 교보생명은 1958년부터 현재까지 이해관계자 경영에 대한 진정성을 잘 보여주고 있는 대표적 사례라고 평가했다. 대산 신용호 창립자는 국민교육에 대한 신념과 인본주의적 기업문화로 교보생명을 이끌었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소신을 '교보문고'의 설립, 농촌, 문학, 교육 분야의 지원을 위한 공익재단의 설립과 '교보생명컵 꿈나무체육대회’ 개최를 통해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이 같은 활동은 IMF이후 신창재 회장의 취임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고, 특히 '모든 이해관계자와의 공동발전 추구'라는 지속가능경영 철학으로 이어졌다”며 “신 회장은 특히 내부이해관계자에 대해서 인본주의 경영으로 ‘사람의, 사람에 의한, 사람을 위한’의 경영철학으로 리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교보생명은 지난 65년간 수많은 변화와 혁신의 성과를 내왔다고도 했다. 교보생명은 1958년 창립 이래 줄곧 생명보험 한길을 걸어오며 보험산업의 발전을 이끌고 있다. 세계 최초로 교육보험을 내놓은 교보생명은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경영철학을 오래전부터 진정성 있게 이어오고 있다.

박 교수는 “기업들이 너도나도 ESG나 이해관계자를 논하는 상황이 된 지금 교보생명은 그동안 보여온 진정성을 앞으로도 유지 관리해 나가야 할 때”라고 주문했다.

그는 “기업 규모가 커질수록 겉으로 표방하는 가치와 실제 구현되는 가치 사이에 차이가 커지면서 임직원의 ‘조직 냉소주의’로 이어질 수 있다”며 “교보생명은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점을 임직원들에게 여러 통로를 통해 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외부 이해관계자와 동일한 윤리적 방식으로 내부 임직원을 대우함으로써 진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싱가포르개발은행 DBS의 이해관계자 경영 사례도 언급됐다.

노태우 한양대학교 교수는 “DBS의 목적중심경영은 이해관계자 경영방식 중 하나의 좋은 예시로 해석될 수 있다”며 “이 경영 방식은 기업의 목적을 주주 이익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닌 사회적 가치와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도 이해관계자 경영의 중요성과 국내 기업들의 적극적인 도입 필요성이 언급됐다.

이승준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교보생명은 창립할 때부터 국민 교육에 대한 신념을 가지고 시작한 기업으로 어떻게 보면 처음부터 가치경영 쪽으로 포커스가 맞춰진 기업이 아니었나란 생각이 든다”고 평했다.

그는 “이미 글로벌 대기업 다수가 기후변화와 사회적 요인을 비즈니스에 위험요소로 인지하고 있다”며 “가치중심 경영은 인류와 기업의 장기적 생존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은 “금융회사의 경우 지속가능성 ESG를 리스크 관리에 포함하는 방향으로 금융당국에서 권고하고 있으며 금융규제에 반영될 전망”이라며 “결국 기후위기와 공정 등 시대적 가치를 반영하는 경영 전략이 기업의 잔여가치를 극대화하고 주주에게도 이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