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中외교부장, 26~28일 미국 방문
APEC 정상회의 기간 양국 정상회담 추진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자체적으로 집계하는 지정학적 위험도 조사 결과 미·중 전략적 경쟁 위험에 대한 시장 주목도 점수가 1.5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주요 테러 공격 가능성 위험도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에 따른 중동 긴장 고조와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간 갈등 위험 주목도는 각각 마이너스(-) 0.65점과 0.37점에 그쳤다. 한 마디로 미·중 간 경쟁이 세계에서 가장 큰 지정학적 위험요인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블랙록은 보고서에서 “미국은 대만에 군사·경제적 지원을 늘리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양국 간 군사적 행동은 보이지 않지만, 위험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중요 이정표는 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중 양국도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것을 우려해 정상회담을 통한 대립 완화를 모색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26일부터 사흘간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왕 부장은 첫 방문 일정으로 6월 베이징을 찾았던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을 만날 예정이다. 이후 9월 몰타에서 이틀간 회담했던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난다.
왕 부장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도 회담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블링컨 장관의 경우 베이징을 떠나기 직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깜짝 만남이 성사됐다.
이번 방미는 1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만남을 추진하고 있다는 최신 신호라고 워싱턴포스트(WP)는 짚었다.
양국 정상은 지난달 인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날 것으로 기대됐지만, 시 주석이 불참하면서 무산됐다. 미국 고위급 관리들의 잇따른 방미에도 시 주석이 정상회담을 사실상 거부하자 그가 APEC 정상회의에도 불참하는 게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다. 다만 왕 부장이 미국을 방문하기로 하면서 회담 기대감도 다시 커지고 있다.
현재 미국과 중국은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전쟁과 같은 대외 지정학적 문제 외에도 첨단 반도체 수출과 핵탄두 추가 생산, 남중국해·대만 문제 등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전날에는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필리핀과 충돌하자 미국이 공개적으로 중국을 비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