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국회의원 세비 축소 등의 내용이 담긴 ‘2호 혁신안’을 9일 당 최고위원회의 안건으로 건의한다. 인요한 위원장이 권고한 ‘지도부·중진·친윤(친윤석열계) 불출마 혹은 수도권 출마’도 함께 올라갈 예정이다.
당 지도부는 “(지도부·중진·친윤 불출마 권고 사항은) 공개적으로 논의할 사항은 아니다”라며 버티는 상황이다.
6일 혁신위 관계자에 따르면, 혁신위는 ‘2호 혁신안’을 오는 9일 열리는 당 최고위원회의에 보고할 예정이다.
혁신위 한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목요일(9일)에 2호 혁신안을 올리려고 한다. 지난번처럼 오신환 혁신위원이 (당 지도부에 안건 설명을)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인 위원장이 개별로 권고한 ‘지도부·중진·친윤 불출마 혹은 수도권 출마 권고’도 보고 문건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이는 혁신위 공식 안건이 아닌 권고 사항으로 분류돼, 최고위에 정식 보고가 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혁신위 관계자는 “(지도부·중진·친윤 불출마 등도) 보고 문건 안에는 들어가 있을 것”이라며 다만 “‘권고드립니다’, 이렇게만 넣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혁신위는 3일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회의를 열고 ‘2호 혁신안’을 의결했다. 혁신안에는 △국회의원 숫자 10% 감축 △불체포특권 전면포기 △국회의원 세비 축소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 공천 배제 등이 담겼다.
아울러 인 위원장은 ‘권고 사항’ 차원에서 지도부·중진·친윤 인사들에게 총선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를 권고한 바 있다.
당초 ‘2호 혁신안’이 3일 발표된 만큼, 이날 열리는 당 최고위에 공식 건의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이날 회의에는 공식 보고되지 않았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에서 2호 혁신안을 의결했냐’는 질문에 “(의결사항에) 관련 내용은 없었다. 김병민 최고위원이 (모두발언에서) 말한 내용 말고 다른 건 논의한 게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당은 혁신위가 활발히 (활동)하는 부분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있다”면서도 “혁신위에서 제시되는 안은, 지난번 ‘대사면’(일괄 징계 취소) 같은 것들은 상징적 의미가 있어서 의결했다. 하지만 이후의 안들은 건건이 하기가 힘들다”고 설명했다.
소극적 분위기도 감지된다. ‘중진 불출마 등은 김기현 대표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질문에 박 수석대변인은 “(김 대표가) 따로 말씀주신 건 없다”고 답했다.
불출마와 관련해 추후 당 차원에서 논의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엔 “공개적으로 논의할 사항은 아니지 않나 싶다.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 위원장이 말씀하신 취지에 대해서 충분히 다들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시끄러운 과정이 좀 있을 것이고, 쌀이 맛있는 밥이 되려면 그런 부분들이 불가피하다고 본다”며 당이 혁신안을 소화하기까지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