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명 이상 선거인단 표 확보 가능”
“트럼프 승리하면 전쟁 피할 것 예상 유권자 많아”
미국 대통령선거를 1년 앞둔 가운데 전·현직 대통령의 양자 대결을 가정한 여론조사가 쏟아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4건의 기소가 진행되는 등 법적 문제가 불거졌음에도 여론조사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앞서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시에나대학과 공동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6개 경합주 중 5곳에서 바이든 대통령보다 우위에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해당 조사는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3일까지 6개 주 3662명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트럼프에 대한 지지율이 평균 48%로 바이든의 44%를 웃돌았다. 특히 2020년 대통령선거에서 바이든이 트럼프를 간신히 추월했던 일부 경합주에서는 트럼프가 오히려 오차범위 밖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가볍게 앞지르고 있다. 대표적으로 네바다주의 경우 트럼프(52%) 지지율이 바이든의 41%를 무려 11%포인트(p) 차이로 압도했다.
조지아에서도 바이든(43%)을 트럼프(49%) 전 대통령이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애리조나와 미시간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각각 49%와 48%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각각 44%와 43%에 머문 것과 대조적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위스콘신에서만 유일하게 트럼프에게 2%p 앞섰다.
두 전·현직 대통령의 지지율 변화는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출마를 공식화한 4월 25일을 기점으로 새 국면을 맞았다. 소폭이지만 줄곧 트럼프 지지율을 앞서왔던 바이든 대통령은 5월 이후 지지율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사기 혐의 등 4건의 기소가 진행 중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법적 문제가 불거진 10월 조사를 제외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줄곧 바이든을 앞서고 있다.
NYT는 “경합주에서 실시된 이번 여론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이달 말 81세가 되는 바이든의 나이를 비롯해 여러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며 “트럼프가 법적 문제에 직면했지만, 바이든이 여론조사에서 밀리고 있다는 게 더 충격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내년 11월 실제 선거에서도 이번 여론조사와 같은 결과가 나온다면 트럼프는 백악관을 차지하는 데 필요한 270표보다 훨씬 많은 300표 이상의 선거인단 표를 획득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CBS방송이 이날 공개한 전국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 지지율이 51%로 바이든의 48%를 웃돌았다.
특히 CBS는 “트럼프가 내년 대선에서 승리하면 미국이 재정적으로 더 나아지고 전쟁을 피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유권자가 더 많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응답자 중 45%는 ‘트럼프가 이기면 재정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답했다. 바이든이 18%에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반대로 ‘바이든이 이기면 재정이 악화할 것’이라고 답한 사람은 48%에 달했다. 트럼프는 32%였다. ‘이전과 같을 것’이라는 응답은 바이든이 34%, 트럼프가 23%를 각각 기록했다.
‘바이든이 이기면 미국이 해외 전쟁에 더 많이 개입할 것’이라는 응답은 49%로 트럼프의 39%를 크게 웃돌았다. 반대로 ‘전쟁 개입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은 트럼프가 43%, 바이든이 23%를 각각 기록했다.
‘미국이 안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는 것도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에게 밀리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이날 CBS 조사에서 해당 문항에 ‘그렇다’고 답한 비율이 73%로 지난달의 72%에서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