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살충제 내성으로 효과 떨어져…네오니코티노이드 계열, 이미 모기 등 방제용으로 사용
국립환경과학원은 10일 빈대 방제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네오니코티노이드 계열(디노테퓨란) 살충제 8개 제품을 긴급 승인한다고 밝혔다. 디노테퓨란은 미국과 유럽에서 등록·승인돼 사용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모기·파리·바퀴벌레 등 방제 용도로 승인된 살충제 성분이다.
최근 출현한 빈대는 그간 안전성이 검증돼 빈대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피레스로이드 계열 살충제에 대해 내성(저항성)을 보여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7일 질병관리청이 빈대 확산 방지를 위한 추가 살충제의 긴급 승인을 요청했고, 국립환경과학원은 기존의 피레스로이드 계열보다 상대적으로 내성이 덜하다고 알려진 살충제들에 대해 빈대용으로 쓸 수 있는지 검토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전문가 논의를 통해 네오니코티노이드 계열 살충제에 대해 긴급 승인 가능성을 검토했으며, 9일 해당 제품 생산업체들과 간담회를 열어 참여 의사, 제조·원료 물질 수급 등을 확인하고 긴급 승인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긴급 승인 살충제는 델포스유제(공영), 버그팍스유제(그린월드팜), 델타킬라프로유제(뉴케이팜), 델타린유제(피씨오텍), 하이맥스유제(휴인), 굿페스파워유제(성인제약), 하이킬라포르테유제(신미래바이오팜), 뉴델타유제(아성제약)다.
긴급 승인되는 네오니코티노이드 계열은 모기·파리·바퀴벌레 등에 방제용으로 승인돼 사용되고 있는 살충제로, 빈대 내성에 대한 효과성 측면에 더해 승인 과정에서 이미 인체·환경 안전성이 검증됐다. 긴급 승인되는 8개 제품은 모두 전문 방역업자가 사용하는 방제용으로만 승인되며, 가정용(보건용) 살충제는 이번 긴급 승인 대상에서 제외됐다. 가정용 살충제의 경우, 통상 보호장구 착용 없이 실생활에서 사용해 노출 가능성이 높을 수 있어 방제용에 비해 엄격한 안전성 검증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반영됐다.
다만, 국립환경과학원은 네오니코티노이드 계열 살충제를 가정용으로도 쓸 수 있도록 안전성 검증 등 후속 승인 절차에 착수했으며, 추가 살충제 발굴도 추진할 계획이다.
긴급 승인된 감염병예방용 살충제 제품 목록은 질병청 빈대 정보집과 국립환경과학원 누리집에 공개될 예정이다. 긴급 승인 유효기간은 올해 11월 10일부터 1년간이다.
금한승 국립환경과학원장은 “해충에 대한 화학적 방제는 필연적으로 저항성 문제를 일으켜 인체와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다”라며 “증기(스팀)·고온 처리, 진공청소기 흡입 등 물리적 방제를 우선하고 화학적 방제(살충제 사용)는 인체에 노출되지 않도록 용법·용량과 주의사항을 반드시 지켜 꼭 필요한 곳에만 최소한으로 사용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