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계가 희망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문학계 예산 삭감과 관련해 “내후년도는 직접 예산을 짤 거니까 관계 당국과 잘 얘기해서 예산을 늘릴 예정이다. 문학계가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유 장관은 27일 서울 종로구 ‘예술가의 집’에서 열린 문학계 현장간담회에서 “내년에는 전반적으로 예산이 줄어서 문제가 되는 부분들은 운영의 묘를 잘 살려서 보완될 수 있도록 지금부터 궁리를 잘해야 한다”며 이같이 위로했다.
이날 유 장관은 문학계 주요 인사들을 만나 △문학창작 △작품지원 △수출 등 문학계 전반에 대한 지원정책 방향 등 현장 의견을 수렴했다. 간담회에는 김호운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문정희 국립한국문학관장, 곽효환 한국문학번역원장, 정은귀 한국외대 교수, 김희순 에릭양 에이전시 대표 등 문학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곽효환 한국문학번역원장은 “2주 전에 한강 작가가 프랑스 4대 문학상 가운데 하나인 메디치상 외국문학상을 받았다. 지금 한국 작가들은 세계적인 문학상을 받는 중”이라며 “그런데 내년 번역원 예산이 14% 삭감됐다.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하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곽 원장은 “번역대학원을 통해 전문 번역가를 육성해서 해외 학생들이 학위를 받아 돌아가면 평생 한국 문학을 위해 일할 수 있다”며 “번역 아카데미는 학원 수준이라 학생들이 학위 없이 돌아간다”며 아카데미를 대학원 수준의 교육기관으로 만드는 데 정부의 도움을 요청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등단 제도’에 관한 의견도 오갔다. 정은귀 교수는 “요즘 젊은 작가들은 다채로운 방식으로 시를 만들어서 공유하고 있다. 미국은 작가의 데뷔 방식이 다양하다”며 “신춘문예는 올드한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문정희 관장 역시 “문학 관련 협회는 (작가들을) 최소한으로 선별하고 거르는 기관이겠지만, 정 교수의 말처럼 세계문단에서 등단이라는 제도 자체가 상당히 유명무실해졌다”고 말했다.
한편 작가들의 생계 지원에 관해서 유 장관은 ‘선별 지원’을 강조했다. 유 장관은 “정말 최대공약수를 찾아야 한다. 국가 경쟁력을 건전하게 가져가면서도 따뜻한 복지를 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장관은 세종도서에 대해 “세종도서에 선정되지 않으면 문 닫는 출판사가 많다. 매해 900종씩 선정하는데, 정말 우수한 도서만 했으면 좋겠다. 그런데 세종도서에 선정되지 않으면 출판사가 어려워지니 선별하기가 무척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