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의 손실 우려가 커지자 금융감독원이 상황에 따라 현장검사도 조기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은행권(KB국민·신한·NH농협·하나·SC제일은행 등 11곳)에서 판매한 H지수 ELS 상품의 판매규모는 총 15조9000억 원, 24만7000계좌다. 이중 내년 상반기 만기가 도래되는 금액만 9조2000억 원에 달한다.
특히 월별 만기도래액은 내년 1월 8000억 원, 2월 1조4000억 원, 3월 1조6000억 원, 4월 2조6000억 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점차 감소할 예정이다.
분기별 만기도래액은 내년 1분기 3조8000억 원, 2분기 5조4000억 원, 3분기 2조7000억 원, 4분기 1조5000억 원으로 나타났다. 은행별 1분기 만기도래액이 가장 많은 곳은 KB국민은행으로 2조 원에 달한다. 이어 NH농협은행 9000억 원, 신한은행 6000억 원, SC제일은행 2000억 원, 하나은행 1000억 원 순이다.
2분기에도 국민은행이 2조8000억 원으로 가장 많고, 신한은행(9000억 원), 농협은행(7000억 원), 하나은행(6000억 원), SC제일은행(4000억 원)이 뒤를 이었다.
H지수 ELS는 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주식(H주) 중 50개 기업을 대상으로 산출한 지수(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상품이다. ELS 등 파생상품 수익률은 변동성이 커야 그만큼 오르다보니 H지수는 이런 관점에서 매우 선호되는 지수로 꼽힌다. 다만 H지수는 외국인 투자비중이 높아 글로벌 리스크에 취약하고 성장주 비중이 높아 환율, 금리 등 다양한 리스크에 변동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2015년부터 3년 주기로 폭등과 폭락을 거듭하는 경향이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미·중 갈등 등으로 인한 중국 경제 위기론 확산으로 2021년 초 이후 H지수 하락세가 계속돼 이에 연동된 금융상품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며 "투자규모 자체가 매우 크고 투자자도 은행권 고령층에 판매 비중이 상당해 불완전판매 등 대규모 민원 제기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금감원은 올해 초부터 H지수 ELS 관련 상품 투자자 손실이 예상돼 현재 주요 판매사를 대상으로 현황파악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은행권 판매액의 절반 이상을 판매한 국민은행에 대해서는 현장조사를 통해 상품 선정과정, 핵심성과지표(KPI) 정책, 고객대응체계 등을 점검하고 있다. 여타 주요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서면조사를 진행 중이다.
결국 은행 등 판매사가 적합성 원칙 등 판매원칙의 준수 여부 등 금융소비자보호법상 판매규제의 취지에 따라 판매했는지 여부가 관건이다.
금감원은 "향후 만기가 본격적으로 도래하는 내년 1월부터 판매사별 투자자 손실현황, 민원 현황, 고객 대응체계 현황 등을 집중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금감원에 접수된 분쟁조정 민원 등의 처리 과정에서 확인된 판매사별 위법혐의를 분석하고 상황에 따라 현장검사도 조기 착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검사실시 시기와 방법 등은 내년중 시장 상황, 민원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