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자산 10억 이상 '한국 부자', 45만6000명…예적금·회원권·예술품 보유율 증가

입력 2023-12-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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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1인당 평균 금융자산 60억2000만 원…전년비 7억7000만 원 줄어
부자 거주지역 서울 45.4%·경기 22.1%·부산 6.3%·대구 4.2%·인천 3.1%
예·적금 보유율 94.3% 가장 높아…만기환급형 보험 87.5%·주식 77.5% 순

(사진제공=KB금융지주)

우리나라에서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을 보유한 '한국 부자'가 45만6000명으로, 전년 대비 7.5% 증가했다. 이들이 보유한 총금융자산은 2747조 원으로, 한국 전체 가계 총금융자산의 59.0%에 해당된다.

17일 KB금융그룹이 발간한 '2023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자산이 10억~100억 원 미만인 '자산가'는 41만6000명, 100억~300억 원 미만인 '고자산가'는 3만2000명, 300억 원 이상의 '초고자산가'는 9000명이었다. 초고자산가는 한국 전체 인구의 0.02% 수준이다.

그룹별 보유한 총금융자산 규모는 자산가가 1061조 원으로 한국 부자 전체 총금융자산의 38.6%를 차지했고, 고자산가는 558조 원으로 20.3%, 초고자산가는 1128조 원으로 41.1%에 달했다.

올해 전체 한국 부자의 1인당 평균 금융자산은 60억2000만 원으로, 작년(67억9000만 원)보다 7억7000만 원 감소했다. 그룹별로는 1인당 평균 자산가가 25억5000만 원, 고자산가가 176억2000만 원, 초고자산가는 1313억9000만 원을 보유하고 있었다.

한국 부자의 거주 지역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쏠림현상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서울에는 20만7300명으로, 한국 부자의 45.4%가 살고 있었고, 경기 10만700명(22.1%), 부산 2만8500명(6.3%), 대구 1만9400명(4.2%), 인천 1만4200명(3.1%) 순이었다.

한국 부자가 보유한 총부동산자산은 2543조 원으로, 전년(2361조 원)보다 7.7% 증가했다. 개인명의 부동산자산은 1607조 원으로 63.2%를 차지했고, 법인명의 부동산자산은 936조 원으로 36.8%였다. 개인명의 부동산자산은 지난해 전년 대비 20.5% 증가하며 본격적으로 상승했고, 올해는 전년 대비 19.5% 증가하며 높은 증가율을 유지했다. 이는 작년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진 주택가격 하락분이 올해 부동산가격에 덜 반영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 부자의 투자 행태를 보면 금융시장과 부동산시장 모두 위축된 상황에서 예·적금 보유율을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부자의 올해 '예·적금' 보유율은 94.3%로, 전년 대비 9.8%포인트(p)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만기환급형 보험'이 87.5%, '주식'은 75.5%, '금·보석' 78.0%, '회원권' 56.8%, '거주용 외 주택' 55.3%, '펀드' 52.0%, '채권' 26.8%, 예술품 24.8% 등의 순이었다. 전년 대비 회원권은 9.5%p, 예술품 6.8%p, 채권은 4.8%p 보유율이 각각 증가했다.

반면 '거주용 외 주택' 보유율은 전년 대비 1.0%p 하락함으로써 지난해 하반기 이후 경직된 주택시장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부자의 미래 투자 전략' 부분에서 부자는 투자 환경 변화를 주시하고 빠르게 판단해 투자시기를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이내 단기에 고수익이 기대되는 예상 투자처로 '주식'(47.8%), '거주용 주택'(46.5%), '금·보석'(31.8%), '거주용 외 주택'(31.0%) 등을 꼽았다.

향후 3년 정도 중장기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주요 유망 투자처 역시 단기와 동일하게 '거주용 주택'(44.3%), '주식'(44.0%), '거주용 외 주택'(32.3%), '금·보석'(32.0%) 등을 꼽았다. 이는 국제 정세 및 경제 상황이 불확실하게 변하면서 자산 가치 하락의 위험이 있는 부동산보다 안정적인 '금·보석'이나 '주식'을 선택한 것으로 판단된다.

부자들이 현재 자산을 축적하는데 가장 기여도가 큰 원천은 '사업소득'(31.0%)으로 조사됐다. 축적된 자산을 투자해 불리는 과정에서는 부동산투자가 24.5%로 금융투자 13.3%에 비해 2배가량 높게 나타났다. 또한, 가구의 연 총소득에서 생활비의 소비지출과 세금 및 3대 보험료를 제외해 산출한 '소득잉여자금'과 '부채활용'을 통한 레버리지 투자, 금융자산에 높게 배분하는 투자 전략을 통해 자산을 늘리는데 활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황원경 KB금융 경영연구소 부장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한국 부자는 크게 장기 투자, 투자 성공 경험이 있는 자산에 집중 투자하고, 투자여부 판단을 위한 다양한 자료의 분석 등을 토대로 자산을 관리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시기에 개인의 자산관리가 쉽지 않은 만큼 부자들의 자산관리 사례를 활용해 나와 가장 유사한 모델을 찾아 이를 실행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는 7월 26일부터 6주간 한국 부자 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와 별도 패널을 대상으로 한 개별심층인터뷰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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