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 멀어지고, 후발 쫓아온다”…삼성 파운드리, 난관 속 전략은?

입력 2024-01-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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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신주 TSMC 본사. (뉴시스)

글로벌 파운드리 기업들의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업계 선두인 대만 TSMC는 일본 시장을 점찍고, 생산라인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 인텔 등 후발주자 역시 초미세 공정 기술력 높이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처럼 격화하는 시장 속 삼성전자가 난관을 돌파할 새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TSMC의 일본 구마모토현 파운드리 1공장 개소식이 다음 달 24일(현지시간) 열린다. 앞서 TSMC는 일본 소니, 덴소와 함께 합작법인 JASM을 설립하고, 2022년 4월 공장을 짓기 시작했다. 올해 말부터 12·16·22·28나노(㎚·10억분의 1m) 반도체를 생산할 예정이다.

TSMC는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를 받아 생산라인을 전폭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1공장 건설을 위해 보조금 4760억 엔(4조3000억 원)을 지원했다. 이에 통상 5년 정도 걸리는 공정이 2년으로 대폭 앞당겨졌다.

TSMC는 올해 구마모토에 2공장도 건설할 계획이다. 2공장에서는 2026년 말부터 7나노 첨단 공정 칩을 양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현재 오사카 지역에 3나노 칩을 양산할 수 있는 3공장을 건설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인텔 로고 (뉴시스)

시장 후발주자인 인텔의 추격도 매섭다.

인텔은 지난달 이스라엘에 250억 달러(약 32조3725억 원)를 투자해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에 투자한 단일 기업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이스라엘 정부도 이번 투자에 32억 달러를 보조금을 지원한다.

이번 투자는 텔아비브 남부 키르얏 갓 지역의 기존 인텔 제조 공장을 확장하는 프로젝트다. 인텔은 이곳에서 7·10나노 칩을 양산하는 팹28 등 4개 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에 새로 짓는 공장은 2028년부터 가동될 예정이다.

인텔은 “키르얏 갓 공장 확장 계획은 유럽과 미국에서 진행 중이거나 계획 중인 제조 부문 투자와 함께 보다 탄력적인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노력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초미세 공정 기술력 확보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인텔은 최근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의 신제품 ‘하이 뉴메리컬어퍼처’(하이 NA)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가장 먼저 손에 넣었다. 하이 NA는 2나노 미만 초미세 공정의 핵심 장비다. 인텔은 올해 상반기 2㎚급 제품 ‘20A’ 공정을 양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관계자들이 화성캠퍼스 양산라인에서 3나노 웨이퍼를 보여주고 있다. (자료제공=삼성전자)

이처럼 글로벌 기업들의 파운드리 시장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삼성전자 역시 생존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업계 불황으로 상황은 녹록지 않다.

지난해 삼성 파운드리 실적은 라인 가동률 저하 등으로 부진이 이어졌다. 실적 악화로 파운드리 사업부는 이번에 목표달성장려금(TAI)과 초과이익성과급(OPI)도 받지 못하게 됐다. 업황 부진의 심각성이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미국 테일러시에 짓는 신규 파운드리 공장도 미국 정부의 인허가 지연 등으로 가동이 늦춰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무엇보다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 기술을 통한 2나노 양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GAA는 기존 트랜지스터 구조인 핀펫의 한계를 극복할 차세대 기술로 꼽힌다. 이미 2022년 3나노 공정에서 최초로 이 기술을 도입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그간 삼성전자는 경쟁사보다 먼저 차세대 제품을 내놓는 등 역량을 첨단에 집중해 커왔다”며 “파운드리에서도 첨단 기술을 선도하는 전략을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 지연 문제 해결보다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국내 생산라인의 가동 속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덧붙였다.

첨단 공정 기술력 확보와 더불어 패키징 등 토털 솔루션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규복 한국전자기술연구원 부원장은 “TSMC는 고객사가 의뢰하면 단순히 제조만 담당하는게 아니라 디자인하우스, 패키징 기업 등과 연계해 토털 솔루션을 제공해 신뢰성을 키웠다”며 “삼성도 이러한 체재를 갖추기 위해 인력을 키우고 기업을 발굴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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