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타격 2010년 상장 이후 최대
미국 수요 둔화·중국 가격 인하·독일 공장 생산 중단 등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테슬라 주가는 지난해만 해도 두 배 이상의 블록버스터급 상승세를 기록했지만, 올해 들어 계속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9거래일간 11.91%나 하락했다. 이에 따라 테슬라의 시가총액도 덩달아 올해 첫 2주 사이에 940억 달러(약 124조 원) 이상 증발했다.
올해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비슷한 기간을 견줘봤을 때 2010년 상장 이후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백분율 기준으로는 첫 9거래일 동안 주가가 14% 하락했던 2016년 이후 최악의 하락률이다. 또 지난해 테슬라 주가는 S&P500지수 종목 가운데 8번째로 좋은 성적을 거뒀으나, 올해 들어서는 반대로 8번째로 나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는 연초부터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소식이 다수 전해진 탓이다. 미국 내 전기차 수요 둔화, 중국 시장 가격 인하, 독일 생산 공장 중단 등이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
미국 최대 렌터카업체 허츠는 11일 비용 증가를 이유로 보유 중인 테슬라 차량 등 전기차 2만 대를 팔고, 내연기관차에 재투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앞서 허츠는 2021년 10월 테슬라 차량 10만 대를 구매하겠다고 밝히는 등 전기차 렌탈 사업에 의욕을 보여왔지만 예상보다 저조한 수요에 등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의 중국시장 내 차량 가격 인하도 주가에 악재가 됐다. 테슬라는 11일 중국 웹사이트에서 모델3와 모델Y의 판매가 시작 가격을 기존 대비 각각 5.9%, 2.8% 낮춰 표시했다. 이로 인해 가뜩이나 공격적인 가격 인하 정책으로 인해 줄어든 테슬라의 이익률이 한층 더 압박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미국 투자은행 코웬의 제프리 오스본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에 대한 투자자들의 주된 우려는 성장 둔화”라며 “중국시장에서의 가격 인하는 이러한 우려를 부채질할 뿐”이라고 짚었다.
이 밖에도 중동 정세 불안 영향에 따른 독일 자동차 공장 생산 일시 중단, 미국 테슬라 공장 생산직 임금 인상 방침 통보 등의 소식이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 올해 초에는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가 작년 4분기 세계 판매량 순위에서 테슬라를 제치고 글로벌 1위를 차지했다는 집계가 나오기도 했다.
스피어인베스트의 이바나 델레브스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우리는 전기차의 주기적 침체를 겪고 있다”며 “하지만 경쟁의 역학관계가 이러한 주기적 압박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가격 인하와 마진 하락은 이처럼 부정적인 경쟁 역학 관계의 결과”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