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시가총액 2040조 원…엔비디아와 '엎치락뒤치락'
증권가 "박스피 지속 가능성…지수 2460선까지 밀릴수도"
미국 빅테크 종목 중 하나인 엔비디아와 우리나라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이 ‘엎치락뒤치락’ 중이다. 엔비디아가 올해 초 크게 상승한 데 비해 코스피 지수는 오히려 하락하면서 결국 코스피 시가총액을 넘어섰다가 현재는 근소한 차이로 코스피가 앞서고 있다.
증권가에선 ‘박스피(박스권에 머무는 코스피)’가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는 반면 엔비디아는 사실상 인공지능(AI)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둘의 시총 규모 차이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26일(현지시각) 610.3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달 초 481.68달러에 시작해 26.7%가량 오른 수치다. 현재 시가총액은 1조5100억달러로 2019조 210억 원에 달한다. 연초(1600조 원)에 비해 400조 원 넘게 상승한 것으로 미국 시장 전체 시총 순위 5위를 기록 중이다.
특히 엔비디아는 최근 생성형 AI 열풍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며 미국 증시 상승을 주도해왔다. AI 서버용 GPU 시장에서는 엔비디아가 90% 이상을 독점하고 있으며, AI 서버용 대표 GPU인 ‘H100’은 지난해에만 150만 대가 팔렸다. 대당 2만5000달러(약 3343만 원)를 호가하는 가격임에도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다. 사실상 시장을 쥐고 흔들고 있다는 평가다.
반면 이날 기준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은 2040조 원이다. 엔비디아와는 불과 20조 원 차이로,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는 수치다. 연초 코스피는 장중 2670선을 넘어서며 시총도 2140조 원을 넘겼으나, 이후 급락을 보이면서 시총이 한때 1970조 원까지 빠진 바 있다. 홍콩 증시와 더불어 세계 주요 20개국 가운데 가장 저조한 모습이다.
증권가에선 박스피가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반도체, 이차전지 등 시총 상위권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꺾이면서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당분간 박스권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면서 “과거 박스권(2012~2016년) 장세에서 주가 고점 대비 저점이 평균 8% 차이 난 것을 고려하면 코스피 지수가 2460선까지 밀릴지도 모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