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처장 후보자, 오동운‧이명순 변호사 2인으로 압축
“총선 전 임명할 듯”…차장 인선 등 조직 안정화 하세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장 공백 사태로 처장 대행을 맡고 있는 김선규 수사1부장이 4일 사직서를 제출했다. 4개월간 공전 끝에 지난달 29일 차기 처장 후보자 2명이 추려졌지만, 임명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총선 무렵까지는 대행 체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에 따르면, 김 부장은 이날 오전 사직서를 냈다. 애초 지난달 29일 사직서를 제출할 예정이었으나 수사 중인 사건 정리와 인사청문회 준비 업무 차원에서 제출 일자를 이날로 미뤘다.
앞서 김 부장은 검사로 근무하던 2014년 수사 자료 등을 유출 혐의로 재판을 받다 지난달 6일 2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판결 직후 김 부장은 사의를 표명하면서도 공수처장‧차장이 공석인 상황을 고려해 같은 달 29일 정식 사직서를 제출키로 한 바 있다.
사직서 수리는 한 달 정도 시간이 걸릴 예정이다. 공수처장 직무는 신임 처장이 임명될 때까지 송창진 수사2부장이, 차장 대행은 박석일 수사3부장이 맡게 된다. 올 1월 김진욱 처장이 임기 만료로 떠난 후 여운국 차장, 김 부장에 이어 ‘대행의 대행의 대행’이 된 셈이다.
그나마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추천할 차기 공수처장 후보로 오동운(55·사법연수원 27기), 이명순(59·22기) 변호사를 선정했다. 두 후보 모두 여권 추천 인사로 오 변호사는 판사 출신, 이 변호사는 검사 출신이다.
8번에 걸친 회의와 추천위원 교체 등 공전이 계속되다가 4개월 만에 최종 후보를 추려낸 것인데, 2기 출범까지는 긴 절차가 남아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2명 중 1명을 처장으로 지명하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된다.
김진욱 전 처장의 경우 2020년 12월 말 최종 후보로 추천됐고, 이후 공수처장 지명과 인사청문회를 거쳐 2021년 1월 말 임기를 시작했다. 후속 일정이 빨리 진행된다면 4월 10일 총선 직전 새 처장이 임명될 수도 있다.
공수처 사정을 잘 아는 법조계 관계자는 “후보추천위 과정에서 공수처장 공백 사태가 더 이상 길어져선 안 된다는 공감대가 있었다”며 “빠르면 이달 말이고, 총선 일정이 있기 때문에 늦어도 4월 초쯤엔 임명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이후 신임 처장은 신임 차장을 대통령에게 제청하고, 공석인 수사1부장 자리 등을 채울 전망이다. 공수처 2기 지휘부가 꾸려지고 조직이 안정화되기까지는 총선 이후에도 시간이 더 걸린다는 평가다.
공수처는 현재 ‘채상병 해병대 수사 외압’ 의혹, ‘전현희 권익위원장 표적감사’ 의혹 등 굵직한 사건을 수사 중이다. 대행 체제에서 처분 결과에 책임질 지휘부가 없다 보니 진도가 나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