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보험 지난해 성장률 52% ↑
지난해 펫보험 계약규모가 전년 대비 50% 넘게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관련 통계와 데이터가 부족해 보험료 산정, 손해율 관리가 어려운 한계로 펫보험 가입률은 1%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펫보험을 파는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메리츠화재·KB손해보험·롯데손해보험·한화손해보험·NH농협손해보험·캐롯손해보험·에이스손해보험 등 손보사 10곳이 보유한 보험 계약 건수 합계는 10만9088건으로 전년(7만1896건)보다 51.7% 증가했다.
지난해 펫보험 신계약 건수도 5만8456건으로 전년(3만5140건)에 비해 66.4% 치솟았다. 펫보험 원수보험료(보험사가 보험계약자로부터 받은 보험료)는 468억 원으로 전년(288억 원)보다 62.9% 급증했다.
다만 반려동물의 펫보험 가입률은 1.4%에 불과했다. 2022년 농림축산식품부 국민의식조사 기준 반려동물 개체 수는 799만 마리로 추정된다. 펫보험 가입률은 2020년 0.4%, 2021년 0.7%, 2022년 0.9% 수준이었다. 국내 반려동물 가구는 602만 가구로 전체의 25.4%에 달한다.
실제 국내 펫보험 가입률은 영국(25.0%)이나 일본(12.5%) 등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 진료비 부담을 완화하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는 펫보험 시장이 조금 커지고 있지만, 관련 제도적 기반이 미비해 폭발적 성장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손보업계는 펫보험 시장에 대한 걸림돌로 제도적 기반이 미흡한 점을 꼽는다. 동물진료 표준 진료코드가 없고, 동물진료기록부 발급이 의무화되지 않는 등 관련 통계와 데이터가 부족해 보험료 산정, 손해율 관리가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수의사법 개정을 통한 동물병원의 진료기록부 발급 의무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를 통해 반려동물에 대한 과잉진료나 보험사기를 방지하고, 반려동물의 연령, 품종 등에 따른 상품개발과 보장을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회에선 동물병원의 동물진료기록부 발급 의무화와 관련해 7건의 수의사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여전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총선 전 국회 일정을 감안할 때 법안 통과를 기대하기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펫보험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동물병원이나 펫샵 등에서 반려동물보험 가입이 확대될 수 있도록 단기(1년 이하) 보험상품뿐만 아니라 장기(3∼5년) 보험상품까지 가입이 가능하게 관련 규정을 개정, 조만간 시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