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진은 다른 언론사의 문을 두드리지만, 그를 받아주는 곳은 없다. 이런 와중에 임상진에게 의문의 제보자가 찾아와 "그 기사는 오보가 아니었다"라며 "전부 우리가 만든 수법"이라고 털어놓는다. 제보자는 여론 조작을 주도하는 이른바 '댓글부대'의 일원이다. 임상진은 그의 도움으로 회사에 복직해 다시 만전을 취재하지만, 기사는 또 오보로 밝혀진다.
영화 '댓글부대'는 임상진이 기레기인지 아닌지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지 않는다. 그가 댓글부대로부터 이용당했을지도 모른다는 '느낌'과 '정황'만 있을 뿐이다. 불분명한 상황으로 점철된 이 영화에서 관객은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생각한다. 달리 말하면, 관객 앞에서 영화가 스스로 가짜뉴스가 되어 진실과 거짓의 줄타기를 한다.
두 번의 오보로 인해 기자 생명이 끝난 임상진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만전의 비리 취재 과정을 올린다. 자기를 도왔던 댓글부대는 사실 만전 내부에 있는 여론전담팀이며, 추가 취재를 막으려고 일부러 자기에게 접근했다는 것. 그가 올린 게시글의 조회 수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장면을 끝으로 영화를 막을 내린다. 임상진이 작성한 글은 진실일까, 거짓일까.
'댓글부대'는 진실과 거짓을 판별할 수 있는 지혜로운 눈동자를 가져야 한다고 말하는 영화가 아니다. 진실과 거짓이 똑같은 모습을 하고 말을 걸어올 때,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겠느냐고 질문하는 영화다. 그런 점에서 임상진은 정의로운 기자이면서 여론을 호도하는 기레기다. 같은 논리로 '댓글부대'는 기자이면서 기레기를 주인공으로 삼아 관객을 호도하는 영화다.
"완전한 진실보다 거짓이 섞인 진실이 더 진짜 같다"라는 영화 속 대사는 의미심장하다. '댓글부대'는 자신의 진영 논리에 맞는 정보만을 진실로 믿는 세태를 풍자하는 영화다. 가짜뉴스가 횡행하는 시대를 비판하는 영화인 것이다. 동시에 영화 역시 저널리즘적 성격을 가진 매체로서 진실과 거짓의 경계에서 위험하게 흔들리고 있음을 영리하게 자백한다.